계엄군 장교 “국회 진입 명령 안따르려 생수 사는 등 시간 끌어”

132873456.1.jpg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의 밤에 ‘국회로 가서 시민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았던 군인과 경찰은 “지난 1년을 고통과 후회 속에서 살았다”고 털어놨다. 지시에 맞선 이도, 혼란 속에 따르게 된 이도 있었지만 남은 건 비슷한 죄책감과 무기력감이었다. 계엄 해제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일선 장병들의 ‘항명’이 있었다. 진압 명령을 거부한 장교 박호준(가명) 씨는 그날 비상소집 직후 부대가 순식간에 ‘전시 체제’로 전환되는 걸 목격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TV로 흘러나오자 지휘부는 “합법적 명령”이라며 국회로 출동하라고 했다. 박 씨와 동료들은 떠밀리듯 부대를 나섰지만 ‘이건 옳지 않다’는 생각으로 국회 진입을 거부했다. 그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는 없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명령을 내린) 사령관을 체포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국군 방첩사령부 병력은 국회 주변 수백 m 밖에서 대기하며 ‘진입 불응’ 상태를 유지했다. 9월 법정에서 이들은 “국회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