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의원님, 이제 정말 떠날 때입니다. 오늘을 넘기지 마세요.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지난 6월 4일,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 갑)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답은 명확하다"며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표적인 친한동훈계로 꼽히는 정 의원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권 의원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그 '오늘'을 넘긴 6월 5일 오전, 정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프로야구를 들어 '권 원내대표가 사퇴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두산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물러났거든요. 왜 물러납니까? (사회자 : 9등 하니까요) 팬들이 선수한테 물러나라 합니까? 항상 책임지는 사람이 있잖아요. 후보 강제 교체 사태에다가 대선 패배까지. 대선에 적극 개입했잖아요. 이런 막장 드라마를 연출해도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물러나야지요."
그로부터 4개월 뒤, 정 의원은 또 다른 대표에게 '그만하라'고 직격했다.
장동혁 대표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가셨습니까? 당 대표께서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트리는데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그만하시죠?
- 10월 18일, 정성국 의원 페이스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을 면회한 것을 두고 '책임지라' 촉구했다. 한때는 "한동훈 대표님과 동행길에서 함께했던 좋은 선배"였던 장동혁 의원을 향한 정 의원의 날 선 말들은 지난 1월 6일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장 의원이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 앞을 찾은 뒤부터다.
1월 8일 MBC라디오에 출연한 정 의원은 '친한계였던 장 의원이 강한 친윤으로 변신한 상황'에 대해 "한동훈 대표와 관계 단절이 되는 것과 동시에 (장 의원) 나름 정치적 길을 다짐한 것 같다"라며 "당황스럽고 아쉽고 안타깝다"라고 답했다.
이후, 강경 발언을 이어가던 장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자 정 의원의 발언 수위도 올라갔다. 특히 장 의원이 "하나로 뭉치는데 방해되면 한동훈 전 대표도 쇄신 대상"이라고 말하자 정 의원은 "대충격을 받았다"라고 했다.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거의 0.5선의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전격 발탁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 한동훈 전 대표였고 한때는 한동훈의 가장 옆에 있던 분이잖아요. 계엄 안 된다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투표에 참여했으면서 '계엄은 하나님의 계시다' 이렇게 해버리니까요. 보름 그 짧은 시간에 완전히 극과 극으로 바뀌는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7월 31일, SBS 라디오)
장 의원이 당 대표 후보 최종 4인에 오르며 당선 가시권에 들자 정 의원은 "최근 눈빛이 많이 달라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동혁 의원이 '계몽령 이야기한 것이 계엄을 찬성한 게 아니었다'는 식으로 궤변을 자꾸 늘어놓으면 누가 이해하겠습니까. 제가 몇 개월 전에 봤던 장동혁이란 분은 그 안에 존재하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예요. 표정이 달라졌어요." (8월 20일, MBC 라디오)
결국 '우클릭'을 거듭해 온 장 의원은 대표직에 올랐다. 대표 당선 직후만 해도 여전히 "함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던 정 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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