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직접 쓴 12·3 그날, 피가 마르는 국회 진입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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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올 것이 왔구나

"이거 봐요. 실제 상황이에요."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30분경이었다. 아내가 안방으로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이러나 싶어 잠시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 아내는 자기 휴대폰을 내 눈앞에 내밀며 다시 외쳤다.

"지금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있어요."

그날 퇴근하고 집에 온 시각은 10시경으로 기억한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을 마친 날이었다. 샤워를 하고 안방 침대에 비스듬히 누웠다. 당대표 업무가 많다 보니 이렇게 짧게나마 느긋한 휴식을 취하는 순간은 참 소중하다. 아내는 이틀 후 있을 건강검진을 앞두고 내가 먹을 흰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아내가 느닷없이 야단을 부린 것이다.

"뭐라고?"

도무지 믿지 못하는 내게 아내는 휴대폰을 내밀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 화면에 등장해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비상계엄? 이것을 믿으라고?

"이거 딥페이크야. 가짜뉴스야."

내가 웃어넘기자 아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라는 긴급속보 자막도 봤는데, 대한민국 원내 제1당의 대표가 '가짜뉴스'라고 하니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운 것 같았다. 어쩌면 내 마음이 혼란스러워 아내 얼굴이 그리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확인하겠다며 아내가 거실 TV 쪽으로 달려 나가는 순간, 내 휴대폰이 울렸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었다. 목소리가 다급했다.

"대표님, 비상계엄입니다."

아니 정 의원까지? 설마 진짜라고?

"이거 가짜뉴스 같은데…."

정 의원은 더 다급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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