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1년, 여전히 음모론에 중독된 윤석열

기자말
시민들의 노력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했고, 새 정부도 들어섰습니다. 한번 풀려났던 윤석열도 재구속됐습니다. 하지만 내란범들에 대한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며, 1심 선고는 2026년 1월 이후에야 나올 예정입니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이 내란 재판의 근황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한 주간 재판 흐름의 핵심만 요약해 짚어주는 '주간 내란재판 리포트'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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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핵심 피고인들이 서로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내란 주요 책임자들 간 책임 공방도 본격화 되었습니다. 지난주 윤석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여인형은 자기 책임을 부정한 반면 김봉식은 자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윤석열은 자기 책임을 부하들에게 떠넘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12.3 내란 1년이 된 이번 주에는 세 개의 재판이 모두 진행되었고, 특히 윤석열의 재판에는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주요 장면 중심으로 돌아봅니다.

1. "몰라도 한참 몰라서..." 여인형에 이어 노상원까지 비하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지난 4일(목요일) 윤석열의 공판 기일에서는 계엄 당시 노상원의 지시로 정보사령부 소속 부하들을 보내 선관위를 점령했던 문상호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문상호는 구속 상태로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로, 계엄 해제 이후 국회에 출석해 노상원을 모른다고 뻔뻔한 거짓말을 태연히 내뱉기도 했는데요.

문상호는 그때와는 달리 법정에서는 비교적 담담하게 당시 사실관계들을 확인하는 검사의 질문에 대답했습니다. 상록수역 롯데리아 등 사전 모의한 사실과 계엄 당일 노상원의 지시를 받고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을 출동 대기 시켰던 사실, 자신이 부하 대원들에게 단독군장과 권총 휴대에 더해 실탄까지 챙기라고 지시했던 일, 과천 중앙선관위로 부하들을 보냈던 과정 등에 대해 대체로 사실관계를 시인하는 답변을 했습니다.

특히, 노상원과 자주 통화하며 노상원이 자신의 해외 출장 일정까지 취소를 요구하고 인원 선발 과정을 챙기는 등 사실상 지시받는 관계였다는 점을 진술했습니다. 자신은 노상원의 지시를 김용현의 지시로 이해했기 때문에,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상호가 퇴장한 이후, 윤석열은 이번에도 직접 발언을 요청하며 장광설을 쏟아냈습니다. 자신은 방첩사와 사이버사가 선관위에 가는 것으로 알았는데 나중에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정보사가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다는 등, 주도한 것은 김용현이었고 자신은 디테일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입니다. 물론 거짓말입니다. 정보사의 선관위 점령 계획은 노상원이 주도했는데, 윤석열은 계엄 해제 의결이 이루어진 직후에도 비화폰으로 노상원에게 전화 걸어 대책을 물어보는 등 노상원과 직접 소통을 해왔음이 이미 법정 증언으로 드러났습니다(주간내란재판 9화 참조).

또한 부정선거 조사가 매우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애초에 군으로는 할 수 없고, 자신은 그 어려움을 잘 알기에 그런 지시를 할 리 없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부방대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전문가 변호사들 정도 수준이 되어야…(부정선거 조사가 가능하다)"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부방대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속해서 퍼뜨리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만든 극우 단체입니다. 방첩사, 정보사, 사이버사 등 첩보와 기밀을 다루는 부대들보다 음모론을 주장하는 일개 극우 단체 변호사들이 더 뛰어나다는 인식을 표출한 것입니다. 감옥에서도 여전히 부정선거 음모론에 중독되어 있음을 스스로 실토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노상원이 수사단을 구성해 부정선거를 검증한다는 등의 계획은 "그 자체가 애시당초 이걸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허황된 계획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여인형에 이어 이번에는 노상원을 무시하는 말을 공연히 한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김용현에게 지시한 것은 선관위가 과거 국정원이 지적했던 보안상 문제점을 개선했는지 정도만 확인하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김용현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의 주장이며, 물론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군부대를 보냈다는 점에서 이미 명확한 불법입니다.

2. 여전히 시민들을 폭도 취급하는 '적반하장 ' : 김용현, 노상원, 김용군 등 재판(2024고합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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