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당면한 기후위기는 환경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가 안보의 핵심 변수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식량 안보와 에너지 안보는 국가 생존과 직결되는 분야로, 우리나라는 두 영역 모두 해외 의존도가 높아 기후위기 충격에 취약한 현실이다. 식량의 경우 곡물 자급률은 20%대에 머물러 있으며, 사료·밀·콩 등 전략 곡물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에너지 역시 석유·가스·석탄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들여온다.
하여 우리는 세계 시장의 가격 변동성 및 지정학적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기후변화는 농업 생산의 가변성을 증가시키고 농업 기반을 약화시키며, 전 세계 식량 공급 망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이상기후, 국제 연료 공급 차질, 급격한 에너지 수요 증가 등으로 에너지 안보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오로지 위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식량, 에너지 체계를 진일보한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로도 볼 수 있다. 농업의 디지털 전환, 재생에너지 중심의 공급 구조 변화, 지역 분산형 체계 확대, 기술 혁신을 통한 효율성 증대 등은 기후 충격을 견디는 탄력을 높이며 경제 성장의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해가 갈수록 홍수, 폭염, 한파, 태풍 등 이상기후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농업 생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벼와 과수는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농업용수 부족은 밭작물의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있다. 고령화된 농업인구와 소규모 경지 구조는 기후 충격에 대응할 여력을 줄이며 생산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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