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거망산, 탁 트인 조망은 선물이지만 하산은 시험이었다

매월 1000m 이상의 함양 15개 명산을 오르는 '초보 등산러의 함양 산행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주간함양 김경민 기자가 직접 함양의 명산을 오르고 느끼면서 초보 등산러의 시각으로 산행을 기록한다. 해당 연재로 천혜의 자연 함양 명산에 흥미를 가지는 독자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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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시작하고 난 뒤, 봄의 신록과 여름의 짙은 녹음, 가을의 붉은 단풍, 그리고 눈과 바람이 공존하는 겨울까지 사계절의 산을 모두 지나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어느 계절의 산이 나와 가장 잘 맞는지도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의 선택은 봄도 가을도 아닌 겨울이었다. 몸이 고생하는 만큼 마음이 더 또렷해지는 계절, 설산에 발을 디딜 때면 히말라야를 오르는 듯한 착각마저 드는 그 묘한 재미가 겨울 산행에 있다. 여름 산에서 느꼈던 짜증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고통과 몰입, 겨울 산은 입김마저 의미 있게 만든다.

하지만 거망산의 겨울 산행만큼은 쉽게 권하지 못하겠다. 11월의 끝자락, 초겨울에 접어든 11월 28일 우리는 거망산을 찾았다. 산행 전에는 함양군 홈페이지에 소개된 난이도를 보고 그리 어렵지 않겠다고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실제 산은 전혀 다른 얼굴로 우리를 맞이했다. 험한 바위길을 오르내리느라 짧은 산행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겨울 산행으로는 적절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물론 다른 계절이라면 이만큼 다이나믹하고 인상적인 산도 드물 것이라, 추천하고 싶은 마음도 함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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