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외벽엔 검은 현수막에 ‘The Language of the Enemy’(적군의 언어)라는 글귀만 적혀 있고, 입구는 흙으로 가로 막혀 있습니다.‘싹’ 전시를 기점으로 30주년을 맞은 아트선재센터가 해적에게 점령당한 것 같은 모습인데요.미술관 건물 전체를 재료로 입구부터 전시장은 물론 강당까지 전부 낯선 공간으로 만든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어떤 생각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는지, 그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전시장에서 만난 로하스와 기사를 위해 사진 촬영을 할 때의 에피소드입니다.로하스가 스위스 바젤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에서 전시했던 ‘세탁기 작품’ 앞이었는데, 작품과 좀 더 가까이 서서 포즈를 취하기 위해 흙 언덕에 서도 괜찮냐고 물었습니다. 로하스의 답입니다.“안돼요. 흙 위에 발자국부터 모든 흔적들은 다 컴퓨터로 계산해서 정확히 구현한 거예요. 아무렇게 쌓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사진을 위해 미소를 지어볼 수 있느냐는 주문에도 로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