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은 러닝 [맛있는 중고이야기]

132613398.1.jpg‘어쩔수가없다(박찬욱 감독의 영화 제목처럼 한 단어로 써봅니다)’, 달릴 수 밖에. 달리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수 만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달리는 사람들은 ‘달리지 않을 수가 없어서’라고, 열병에 걸린 듯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달리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러너들의 번질거리는 땀, 거친 호흡이 서울이라는 도시를 초현실적으로 만드니까요. 그러다 ‘학익진’으로 길을 차단하며 달리는 무리(들), 경광등을 휘두르며 ‘비켜요, 비켜!’라고 외치거나 행인을 막고 앉아 로우앵글로 크루들을 촬영하는 열정의 ‘임원진’, 상의를 벗고 달리는 등 이른바 ‘민폐 러닝’를 맞닥뜨리면, ‘어서와 이게 한국이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로 말씀드리자면 걷기를 좋아해서 재활용 쓰레기를 내놓다가 문득 동네를 벗어나 서울 자락길을 거쳐 광화문 도심을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는 ‘게으른 산책러’였습니다. 그렇게 걷고 있는 나를 검은색 크루티를 맞춰 입은 이들이 “핫둘핫둘” 추월하기 시작했고, 어리둥절 그 속에 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