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우리가 황교안이다"…부정선거 세력 껴안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고발된 황교안 전 총리가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며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각을 세웠다.
검찰의 대장동 일당 1심 판결 '항소 포기' 국면에서 부정선거 세력을 포함한 강성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 주최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이같이 외쳤다.
국민의힘은 이날 집회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로 성남시민과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대장동 범죄수익'이 환수될 길이 막혔다고 주장하며 대여(對與) 총공세에 나섰다.
장 대표는 "이 무도한 정권이 대장동 항소 포기를 덮기 위해서 오늘 황 전 총리를 긴급 체포하고, 지금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며 "전쟁이다"라고 외쳤다.
그는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도 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 때문이다. 이재명에 대한 재판이 다시 시작될 때까지, 그리고 우리가 이재명을 탄핵하는 그날까지 함께 뭉쳐서 싸우자"며 결집을 호소했다.
황 전 총리는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이를 옹호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계엄 당일 페이스북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지금은 나라의 혼란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적었다.
지난해 12월 4일 국회가 계엄해제를 의결한 뒤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고,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황 전 총리 자택에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내란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른바 '윤 어게인' 강성 지지층을 끌어안아 당대표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장 대표가 황 전 총리를 소환해 또다시 극우 세력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대표는 규탄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황 전 총리의) 발언은 명백하게 누구도 이의 제기할 수 없이 정치적 표현의 범위에 들어간다"며 "그런데 무리하게 체포와 압수수색하는 건 특검의 무도한 수사이고 대장동 항소 포기를 덮기 위한 정권의 하수인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