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쿨하니까 해외주식"에 슈카 "국장하는걸 감사해야"
경제 유튜버 '슈카'가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슈카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채널에서 '기준 금리 동결과 환율 상승 범인 찾기'를 제목으로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27일 한국은행 금융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것을 바탕으로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한 배경', '사실상 마무리 되는 듯한 금리 인하기' 등을 주제로 경제시장을 분석했다.
그러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쿨하잖아요' 발언이 화두에 올랐다.
이 총재는 "1500원 대의 원·달러 환율에 대한 우려는 없으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걱정은 안 하지만 환율이 1500원에 가게 되면 한미 금리차, 외국인 채권 때문이 아닌 해외주식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젊은 분들이 하도 해외투자를 많이 해서 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쿨하잖아요'라고 답하더라"며 "유행처럼 막 커지는데 위험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서학개미' 탓에 슈카는 "최근 개인들의 해외주식 매수세가 강한 것은 사실"이라며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해외주식 투자를 꼭 쿨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주식 투자를 오래 해본 입장에서 '나스닥을 해야 하나 코스피를 해야 하나' 생각하면 박스피(코스피 주가가 특정 범위 안에서만 오르내리는 현상) 10년 당해본 사람들이 국장을 해주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트만 봐도 수익률 면을 보면 우리나라보다 나스닥 상황이 훨씬 좋았다"며 "누가 내 돈 걸고 하는데 쿨하다고 해서 (해외주식 투자를) 하냐"고 이 총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국민연금도 돈 벌자고 해외주식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금액 추이 그래프를 공개했다.
그래프에 의하면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액은 2016년부터 쭉 증가했으며 2023년부턴 해마다 100조 가까이 상승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는 "심지어 개인보다 국민연금이 올해 해외주식을 더 많이 샀다"며 "올해 9월까지 개인투자자 비율이 74% 오른 것에 비해 국민연금은 92%가 증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508.2조 원으로, 기금적립금의 37.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시기 211.9조 원으로 기금적립금의 15.6%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슈카는 방송 후반부에 "그래도 덕분에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급격하게 커지는 중"이라며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이고 금융에 올라타는 현명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또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지 않고 완만하게 올라가는 건 그럴 수도 있겠다고 보는데,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이 총재가 말한 전략적 모호성을 바탕으로 다각도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카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금융인 출신 방송인으로 주로 경제, 금융에 관련된 방송을 하고 있다. 97학번인 슈카는 동문이기도 한 이창용 총재(80학번)가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 학부 생활을 한 바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환율을 국민 탓하는 게 말이 되냐", "IMF 땐 국민들 사치 지적하더니 이젠 서학개미 탓"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이 총재의 발언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