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탄소 발자국 줄이는 ‘기후 여행’ 떠날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일 01시 40분


바다 쓰레기 치우며 카약 타고
제로웨이스트 실천하는 법 등
지속가능한 여행 방식 소개
◇기후여행자/임영신 지음/252쪽·1만6500원·열매하나


밤새 쏟아진 폭우로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기기 시작한 2024년 가을 태국 치앙마이. 집 10만여 채가 물에 잠길 정도로 큰 홍수가 오자, 여행자들은 높은 건물이 많은 지역으로 숙소를 옮기기 시작한다. 이때 치앙마이에 머물던 저자는 여행자 카톡방에서 ‘홍수에도 열리는 야시장은 어디냐’ ‘수영장을 쓸 수 있는 숙소는 어디냐’고 묻는 이야기가 오가는 모습을 본다.

‘한쪽에서는 재난이 벌어져 마실 물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다른 쪽에서는 수영장과 에어컨을 즐기는 것이 괜찮은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지구의 기후 상황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만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하다. 이 책은 “여행을 멈출 수 없다면 바꿔야 한다”는 마음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의 여행, ‘기후 여행’을 소개한다.

기후 여행은 여행자가 그 장소에 잠시 머물면서 좋은 것들을 독점하거나 다 써버리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가 생태적으로 안전하고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지역을 함께 만드는 ‘책임 있는 여행’을 일컫는다. 영국 바이웨이 트래블이 ‘비행기를 타지 않는 여행’ 상품을 제안하며 비수기 여행, 늦여름 여행, 야간열차 여행 등의 흥미 있는 여행 상품을 제안한 것이 한 사례다.

무료로 카약을 타면서 바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그린 카약’,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가면 같은 무게의 쌀로 바꿔주는 프로젝트,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며 로컬 식재료를 사용하는 비건 카페 겸 숙소 등 여행자가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을 알려준다.

공항은 규모를 넓혔는데도 갈수록 여행객으로 붐빈다.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등에선 수많은 여행 정보가 쏟아진다. 저자는 이런 ‘오버투어리즘’ 때문에 미래의 여행자가 누릴 수 있는 휴식과 즐거움, 경험과 배움의 기회까지 고갈시키는 건 아닌지 묻는다. ‘어디로, 어떻게’ 여행을 떠날지만 생각하지 말고, ‘덜 자주, 더 깊이, 더 오래 머무는 여행’을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기후 여행#책임 있는 여행#지속 가능한 여행#제로 웨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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