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더 개인화된 시리’ 지연 공식화…흔들리는 ‘AI 지각생’

  • 뉴스1
  • 입력 2025년 3월 10일 09시 42분


애플 “생각보다 개발에 더 긴 시간 걸려…내년 출시 예상”

애플 인텔리전스가 지난해 말 BBC 뉴스를 잘못 요약해 논란이 됐다.(BBC 뉴스 갈무리) /뉴스1
애플 인텔리전스가 지난해 말 BBC 뉴스를 잘못 요약해 논란이 됐다.(BBC 뉴스 갈무리) /뉴스1
애플이 ‘더 개인화된’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Siri)’ 기능 출시를 연기했다. AI 분야 후발주자인 애플의 뒤처진 경쟁력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외신 및 팟캐스트 등에 보낸 공식 성명서를 통해 “더 개인화된 시리 개발에는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리며, 내년(in the coming year) 출시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6월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에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음성 비서 애플리케이션(앱) ‘시리’를 챗GPT와 결합한 기능을 선보였다.

또 사용자의 개인적인 맥락을 인식하고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더 개인화된’(more personalized) 시리의 기능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기능은 오는 4월 예정된 iOS18.4와 함께 출시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성명으로 서비스 출시 지연이 공식화됐다.

“애플, AI 부서 GPU 확보·인력난 겪어”…1월 오류로 AI 서비스 비활성화도

애플 측은 출시 지연 사유를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애플의 AI 부서가 리더십 및 인력 문제를 겪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애플 관련 팁스터(유출자) 마크 거먼은 지난 3일 블룸버그 파워 온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은 AI 훈련을 위한 하드웨어(GPU) 확보에 어려워하고 있으며, 비효율적 리더십과 경쟁사로 이직하는 인력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의 AI 관련 서비스는 올해 들어 지속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애플이 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공개한 ‘뉴스 알림 및 요약’ 기능이 오류 문제로 비활성화되는 일도 있었다.

알림 기능을 통해 AI로 뉴스를 요약해 전달하는 해당 기능은 미국 보험회사 임원 살인 사건 용의자 체포 기사를 ‘용의자가 자살했다’고 잘못 요약해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유발했다. 애플은 결국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다른 앱 알림 요약 기능에도 경고 메시지를 삽입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애플 홈페이지 갈무리)/뉴스1
애플 인텔리전스(애플 홈페이지 갈무리)/뉴스1

친(親) 애플 매체도 “애플에 실망…더 개인화된 시리, iOS19에서나”

이번 애플의 출시 지연에 대해 애플에 호의적인 해외 IT매체들도 연달아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국 IT매체 맥루머스는 “애플이 성명서에서 밝힌 ‘내년’의 시점도 명확하지 않다”며 “애플이 ‘더 개인화된 시리’의 출시를 iOS19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애플이 개발 중인 시리의 대형언어모델(LLM) 역시 기존에 알려진 iOS19 업데이트가 아닌 오는 2027년 출시 예정인 iOS20까지 연기될 거라고 분석했다.

IT 팟캐스트 달링 파이어볼의 존 그루버도 “애플의 이번 발표는 실망스럽지만 놀랍진 않다”며 “월가가 지난해 내내 AI와 LLM 열풍에 휩싸이지 않았다면 애플 인텔리전스도 지난해가 아닌 올해 WWDC에서 발표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미완성됐거나 신뢰할 수 없는 기능을 출시하는 것보단 늦더라도 준비된 상태로 출시하는 것이 낫다”며 “애플은 이번 일로 인한 비난을 감수해야 하지만 사용자들이 신뢰를 거둘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 CNBC는 이번 사안에 대해 “지난달 ‘알렉사’ 음성 비서를 출시한 아마존이나 ‘제미나이’ 비서를 개발 중인 구글 등 경쟁사들에 비해 애플이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