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퍼’로 리그 평정 네일 “KIA 팬들 올핸 ‘킥 체인지’ 사랑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8일 03시 00분


스위퍼 앞세워 작년 평균자책점 1위
올핸 변형 체인지업 ‘킥 체인지’ 장착… 볼 중심축 발로 차듯 찍어 눌러 던져
좌타 상대 바깥쪽 낙차 큰 공 구사… 네일 “킥 체인지 맞춰 스위퍼 조절”

KIA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2)은 지난해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를 앞세워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했다. 일반 슬라이더에 비해 더 크게 휘어지는 스위퍼를 주무기로 26경기에서 12승 5패 138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전체 1위인 2.53이었다.

팀의 에이스로 지난해 KIA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앞장섰던 네일이 새 시즌에 또 하나의 신무기를 장착한다. 변형 체인지업의 일종인 ‘킥 체인지’다.

25일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오키나와 긴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만난 네일은 “한국프로야구에 왼손 타자가 많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체인지업을 잘 던지면 스위퍼의 강점이 배가될 수 있을 거라 봤다. 공생 관계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일은 지난해 오른손 타자(0.253)보다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0.264)이 더 높았다. 지난해 같은 오른손 투수인 키움 후라도(현 삼성)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도 좋은 참고가 됐다.

지난해 변형 슬라이더 ‘스위퍼’로 프로야구를 평정한 KIA 네일이 올해는 변형 체인지업 ‘킥 체인지’를 장착한다. 네일이 직접 선보인 킥 체인지(왼쪽 위 사진)와 일반 체인지업 그립. 킥 체인지는 가운데 손가락을 구부려 실밥을 찍어 누르듯 던지는 차이가 있다. 회천량이 많아 수직 움직임이 더 큰 편이다.
네일은 일반 체인지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킥 체인지’를 연마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이 구종은 공의 중심축을 발로 차듯 찍어 눌러 던지는 체인지업이다. 일반 체인지업이 실밥 위에 손가락 마디를 올린다면 킥 체인지는 가운뎃손가락을 구부려 실밥에 올린 뒤 찍어 눌러 더 많은 회전을 준다. 네일은 “수직 움직임이 더 커진 만큼 스플리터로 보일 수도 있다. 구속은 일반 체인지업에 비해 조금 느린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길게 휘어나가는 스위퍼에 낙차 폭이 큰 킥 체인지를 섞어 던지면 타자들은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킥 체인지를 통해 왼손 타자를 상대로도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공을 보유하게 된다. 일반 체인지업과 킥 체인지를 섞어 던지는 것도 타자 공략법이 될 수 있다. 네일은 “킥 체인지로 얼마나 많은 헛스윙과 삼진을 유도해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스위퍼 구사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며 “KIA 팬들은 킥 체인지라는 용어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일은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1993년생 동갑내기 친구 클레이 홈스(현 뉴욕 메츠)와 함께 킥 체인지를 연습했다. 네일에게 홈스는 “친구이자 야구 멘토” 같은 존재다. 지난해 12월 메츠와 3년 총액 3800만 달러(약 548억 원)의 대형 계약을 한 홈스는 올 시즌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꾸면서 킥 체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홈스 역시 그동안은 스위퍼와 싱커 등 횡으로 움직이는 공을 주로 던져 왔다.

한편 올해 프로야구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이 1cm(키 180cm 타자 기준) 정도 하향 조정되면서 수직 움직임이 큰 변화구들이 더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팀 동료 양현종도 주무기인 슬라이더, 체인지업 외에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킥 체인지를 장착한 네일이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호랑이 군단에 날개를 달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스위퍼#네일#KIA#킥 체인지#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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