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 관계라고 우리는 정의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사전 원고에는 없었던 표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건 가운데 남북 간 신뢰 회복과 한반도 긴장 완화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재명 정부의 긴장 완화 조치들에 “허망한 개꿈”이라며 찬물을 끼얹었지만 이날 이 대통령은 두 차례 ‘인내심’을 언급하며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남북 소통이 차단된 가운데 이 대통령은 북한의 호응 없이도 9·19남북군사합의 복원에 나서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번 경축사는 북한이 민감해하는 비핵화 방안이나 과거 문재인 정부의 첫 광복절 메시지에 담긴 ‘한반도 운전자론’과 같은 적극적인 대북 구상 대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불신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다.● ‘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