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청바지 입고 싶어 탈북한 개마고원 소녀, 패션업체 대표가 되다[주성하의 북에서 온 이웃]

132781127.1.jpg개마고원에서 중학생 소녀는 매직 머리에 후드티,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다녔다. 모두 북한 당국이 단속하는 차림새였다.마을 사람들은 “쟤는 ‘황색 바람’에 젖어 버린 이상한 애야. 저런 날라리와 같이 놀지 마”라며 자식들을 단속했다. 학교에서 아무리 비판해도 소용이 없었다. 당 간부였던 부친은 딸 교육을 잘 못했다는 이유로 반성문을 수시로 써야 했다.3년에 한 벌씩 주는 교복은 받을 때는 훌렁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졌다. 소녀는 집에서 혼자 교복을 줄였다 늘였다 했다. 친구들과 몰래 한국이나 외국 드라마를 볼 때면 늘 패션에 눈이 갔다. “우리도 저렇게 입고 살게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그로부터 20년 뒤, 그 소녀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해 만든 옷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어쩌면 패션을 위해 태어났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 꿈을 완성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북에서 태어난 운명을 거스르고 탈북해 서울에 정착해서 빈주먹으로 일어서야 했다.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그래도 과거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