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보수인가 극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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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정치적 행보를 넓히는 가운데 정체성을 종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극우적 성향의 게시물을 올리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국민의힘 내 개혁 세력과 연대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의 오락가락 행보는 윤석열 내란 사태 국면에서 아스팔트 세력에 기웃거렸던 행태를 연상케 합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3선 도전을 노려 극렬 보수층과 개혁 보수층을 동시에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이런 얄팍한 계산은 득보다는 실이 클 것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오 시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오세훈TV'에 '주적' '개딸' 등 자극적인 단어를 앞세운 게시물을 연달아 올려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영훈 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있었던 발언을 문제삼아 '주적이 누군지 왜 말을 못합니까'라는 영상을 실었고, 국민의힘 쇄신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힌 영상에선 오 시장이 '민주당은 개딸들에게 휘둘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민생지원금을 겨냥한 '베네수엘라 직행열차'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나라 망하는 길'이란 글이 쓰여있습니다.

문제는 자극적이고 이념적으로 치우친 게시물이 서울시장 개인 유튜브에 버젓이 올라와있다는 점입니다. 고위공직자가 극우 유튜버 채널에서나 볼 법한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관여돼있다면 공무원 복무규정 위반 소지가 큽니다. 게다가 이들 콘텐츠는 별정직인 서울시 홍보담당 비서관과 2명의 임기제 공무원이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장이 공무원들을 개인 홍보에 동원한 게 사실이라면 직권남용 등 실정법 저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오 시장의 극우적 행보는 서울시 주관 행사에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미국 교수를 초청한 데서도 확인됩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북한인권서울포럼'에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학 교수를 기조강연자로 초청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급히 교체했습니다. 한국선거는 부정선거였고 중국개입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반복해온 탄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소년원 출신'이라는 가짜뉴스를 전파한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도 오른 인물입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서울시가 탄 교수를 초청한 건 오 시장이 극우 지지층에 구애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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