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탈락에 정작 망신살이 뻗친 건 윤석열이다. 나경원을 관저에 불러 직접 출마를 권하며 '원픽'으로 점지했는데, 보기좋게 외면당했다. 자신의 말 한마디면 국민의힘 당원 등 지지층이 밀어주리라는 예상은 착각으로 드러났다. 윤석열이 나경원에게 내린 '배신자' 한동훈을 저격하라는 밀명도 무위로 돌아갔다.
윤석열을 신줏단지처럼 모시면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부푼 기대에 젖었던 나경원만 꼴이 우습게 됐다. '드럼통 연출' 등 헛발질로 경선 예선도 통과하지 못해 졸지에 'B급 정치인'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당 대표도, 서울시장도 물거품이 될 처지에 몰렸고, 향후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구도 위협받게 됐다.
나경원처럼 나가떨어질 대선 주자는 또있다. 윤석열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잘해보라. 고생많았다"고 격려했다. 뉘앙스가 묘하다했더니 다른 뜻이 있었다. 진짜 잘하라는 게 아니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중물 역할을 잘하라는 뜻이었던 모양이다. '한덕수 대망론'을 실현시킬 바람잡이가 김문수의 운명이라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들 알고있다.
그 다음 '제물'은 한덕수다. 한덕수의 노욕이 아무리 커도 평생 관료로 살아온 습성은 버리지 못하는 법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노회한 관료 출신이 명분없고 승산없는 대선에 뛰어든다는 건 뭔가 뒷배가 있다는 거다. 파면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윤석열과 당권을 유지하려는 '친윤'이 짝짜꿍이 돼 한덕수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사리분별없이 뛰어드는 한덕수는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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