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8부 능선? 중앙시평 반박한다

최근 최진석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교장의 <중앙시평>을 읽고 두 번 놀랐다. 첫째, 글 속에 드러난 최 교장의 편협한 시선 때문이다. 둘째, 이 글에 전적으로 동조하고 퍼나르며 이재명 정부를 싸잡아 사회주의라고 폄하하는 이들 때문이다. 놀랍다. 철학 전공자가 지닌 시선이 겨우 이 정도 수준이라니. 이것이 언론의 자유로서 인정되는 것이라면, 이 글을 통해 그들을 비판하는 것도 언론의 자유에 속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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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장의 시선이 편협적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흑백논리에 휩싸여 있어서다. 자유주의자가 아니면 사회주의자인가. 사회주의자가 아니면 자유주의자인가. 정치철학에서는 다원주의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종교 차원에서 '듀얼 멤버십'도 점점 자리 잡아가고 있다.(『오강남의 생각』, 현암사, 2022 참조) 시평 서두에 나오는 법무부 장관은 조국 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그는 "나는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라고 했지, 사회주의자라고만 하지 않았다.(「조국 "나는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장관 되면 검찰 인사권 적극 행사"」, 한국경제, 2019.09.07.)

전·현 정부가 사회주의적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 현재 정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단순한 시비에 가깝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라는 이념은 이미 냉전 시기와 함께 힘을 상실했고, 1990년대 소련과 동구권 붕괴 이후 국제적으로도 사실상 몰락했다. 사노맹 출신의 박노해 시인도 이미 스스로를 "나는 '아무주의자'도 아니고 동시에 '모든 주의자'입니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세 발 까마귀」, 1977) 따라서 오늘날 한국에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현실적 목표로 삼는 정치 세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최 교장의 트집잡기는 꼰대의 전형이다. 구체적인 사안이나 팩트가 제대로 적시되지 않았다.

꼰대의 시선, 다원주의 시대를 가로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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