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일본 총리 사임, 단순 권력 교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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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사임은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다. 그것은 전후 일본 정치의 상징이었던 '자민당 레짐'의 종언을 알리는 사건이다. 1955년 체제 이후 자민당은 파벌 경쟁을 통해 총재를 선출하고 이를 총리직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장기 지배를 누려왔다. 그러나 그 구조는 이제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핵심은 분명하다. 일본 정치의 성패는 더 이상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어떤 연정이 구성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은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자민당 단독 운영은커녕, 공명당만으로도 안정적 국정은 불가능해졌다. '파벌 정치'는 제 기능을 잃었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는 연립정권 운영 능력이 필수 조건이 되었다.

과거의 자민당은 내부 파벌 간 거래와 조율로 정국 안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다수 의석이 사라진 지금, 파벌 정치만으로는 정권 유지가 불가능하다. 연립 파트너를 설득하고 정책연합을 설계하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힘, 바로 그 능력이 총리의 성패를 가르는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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