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에 대한 첫 국정감사는 국민의힘이 원한대로 됐다. '김현지 없는 김현지 국감'이 바로 국민의힘이 바라는 바였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증인으로 나오는 것보다 출석을 기피한 것처럼 보이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있었을 터다.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 하루 전까지 이어진 실랑이의 쟁점은 김 실장 출석 여부가 아니라 오전이냐, 오후냐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일정상 오전에만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주요 질의가 오후에 이뤄지니 그때까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국회 출석을 안하겠다는 게 아닌데, 국민의힘은 극구 오후를 고집해 결국 무산됐다.
만약 국민의힘이 김 실장에 대해 추궁할 게 있었다면 얼마든지 방법은 있다. 질의 시간을 오전으로 조정할 수도 있고, 점심 시간을 늦춰서 질의를 최대한 많이 할 수도 있다. 아무리 중요한 증인도 서너시간이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능히 짐작할만하다. 김 실장을 불러 해명의 기회를 주느니 '비선 실세' 김현지의 굴레를 계속 씌우고 싶었던 거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김 실장과의 지방 일정 동행 대신 국회 출석에 대비해 경내에 대기토록 지시한 것도 이를 간파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대기쇼'라고 주장했고, 저녁 늦게서야 "김 실장을 부르자"고 했지만 이미 신뢰는 무너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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