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날리면' 들어보라던 윤석열의 입, "사실상 탄핵 당했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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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국민 듣기평가냐.

지난 1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중 "(국회에서) 빼내라고 지시한 것이 '의원'이 아니라 '요원'"이라는 윤석열 대통령 측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향한 개탄이다. 2022년 9월 미국 순방 중 불거졌던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비속어 논란 때가 연상됐기 때문이다.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었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재선, 경기성남분당을)은 약 15시간 만에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지금 다시 한 번 들어봐 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습니다.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김 의원은 2024년 11월 당시 MBC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소송 항소심에 낸 진술서를 통해 위 입장은 비속어 논란 당일 윤 대통령에게 확인받은 결과라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바이든-날리면' 부분을 판독하지 못했음에도 '바이든'이란 자막을 쓴 데 대한 정정보도를 명했다. MBC는 이에 즉각 항소했다.

그런데 지난 2월 13일 "'바이든-날리면' 논란은 계엄이라는 파국으로 끝난 퇴행의 시작"이란 칼럼이 <동아일보>에 실렸다. 윤완준 논설위원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나 윤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경험이 12.3 불법계엄으로 이어진 중요한 요소였을 거라고 짚었다. 자신의 일방적 주장이 사실이 되고 그에 따라 현실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일종의 '신적 경험'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당시 대통령실에 있었던 인사에게 이 얘기를 전했더니 정확히 봤다며 이후 대통령이 더욱 독선적으로 변해 갔다고 했다."

"국민 호소형 계엄"이란 궤변의 출발점인 셈. '바이든-날리면' 논란의 핵심인물인 김 의원은 지난 3월 12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사기탄핵! 법치수호!"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연좌농성에 나섰다. 그날 페이스북엔 아래와 같이 적었다.

"'절차적 명확성'과 '과정의 적법성'의 사법 판단 대원칙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대상의 탄핵 심판에 그대로 적용돼야 합니다. (중략)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탄핵 심판은 국민의 불안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사실상 탄핵, 비상내각 TF 만들자" → "거짓선동 난무, 국민이 분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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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의원은 2024년 12월 6일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입장과 함께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그는 "윤 대통령은 사실상 탄핵당했다"며 "질서 있게 예측 가능한 스케줄을 만들어야 한다. 비상내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고 발언했다. 최소한 더 이상 윤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당시 했던 셈이다.

또한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계엄·탄핵 등에 대한 언급을 삼가하는 편이었다. 특히 그의 페이스북 글은 2024년 12월 2일부터 12월 28일까지 없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입장과 추모글을 빼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 관련 글을 쓴 2025년 1월 21일까지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쓰지 않았다.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 소식, 정치현안까지 두루두루 활발히 다뤘던 과거와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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