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으로 내란을 저지른 것 아니에요?"
고성이 오가던 상황을 주시하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노종면 의원님, 노종면 의원님, 좀 조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지난 4월 15일 국회 본회의장, 당시 노 의원을 격분시킨 것은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부산 북구 을)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의 질의 문답 상황이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경제"라더니...그날, 국회 본회의는 12.3 계엄 이후 또 한 번 마주한 엄중한 상황 속에 열렸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이완규·함상훈 헌법재관관 후보자 지명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 결정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최 전 부총리에 대한 탄핵 청문회 날짜 또한 다음 날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질의에 나선 박성훈 의원의 첫 마디는 "경제는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란 것이었다. 박 의원은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원팀이 되어 똘똘 뭉쳐서 대응해야 될 이 국가적 위기에 경제 컨트롤타워에 대한 공격은 자해를 넘어 우리 경제에 리스크를 더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바로 경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다음에 이어진 질의는 앞서 스스로 강조한 바와 사뭇 달랐다. 박 의원의 첫 질문에 최 전 부총리 입에서 이런 답이 나올 정도였다.
박성훈 : "내일 법사위에서는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청문회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소회를 말씀해주십시오."
최상목 : "의원님, 이거는 경제 질의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을 하기 좀 어렵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잠시 후, 최 전 부총리에게 날아든 질문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상황에서도 이뤄진 이른바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에 대한 민주당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한 것이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서 임기 3년이 만료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공기관장이 29명 정도"라며 최 전 부총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박성훈 : "상황이 이런데도 윤석열 정부를 알박기 인사라고 비난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고 생각을 하는데 부총리님, 간단히 말씀해주십시오."
최상목 : "정치적 공세라고 의원님이 판단하시는 것에 대해서 제가 언급을 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최상목 웃게 만든 이 질문... 12.3 특검 표결, 모두 기권·불참이런 상황은 그 다음에도 되풀이됐다. 박 의원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을 두고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 부동산 정책들"이라고 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과 경영 안전성을 저해하는 법안"이라고 했다. 그렇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최 전 부총리에게 사실상 '동의'를 요청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끝내 최 전 부총리를 웃게 만든 질문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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