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의 '북부대개조' 드라이브... 카카오 6천억 투자 유치 막전 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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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디지털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경기 남양주 왕숙지구에 6천억 원 규모의 'AI 기반 디지털 허브'를 건립하는 것과 관련, 경기도가 ㈜카카오의 투자를 유치하게 된 배경과 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3일 경기도청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 주광덕 남양주시장,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AI 기반 디지털 허브 건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수도권 규제와 역차별로 오랜 기간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온 경기북부에 국내 대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경기도는 이번 투자유치 성공으로 첨단산업 기반이 약한 경기북부에 신성장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경기북부대개조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투자협약 체결식 당시 김동연 지사는 "오늘은 아주 기쁜 날"이라며 "국제협력국 투자 담당하는 쪽에서 카카오 쪽과 많은 연락을 하면서 고생했는데, 치하 말씀드린다"고 했다. ㈜카카오의 'AI 기반 디지털 허브'가 경기도로 오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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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AI 기반 디지털 허브' 건립, '북부대개조 프로젝트'의 일환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가 ㈜카카오의 투자를 끌어낸 배경은 지난해 9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동연 지사는 경기북부 발전 방향을 ▲생활인프라 ▲공공기관 이전 ▲교통망 ▲투자유치 및 규제 개선 등 크게 4가지 영역으로 설계한 '경기북부대개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김 지사는 발표를 앞두고 도의 주요 실·국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북부대개조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김동연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투자유치 및 규제 개선'과 관련해 여러가지 사업 구상을 제시했고, 그중 '남양주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유수 기업의 투자유치에 관한 얘기를 언급했는데, 바로 그 왕숙지구로 이번에 ㈜카카오의 'AI 기반 디지털 허브'가 오게 된 것이다.

결국 ㈜카카오의 'AI 기반 디지털 허브' 남양주 유치는 '북부대개조 프로젝트'의 일환이며, 북부대개조 구상에서 출발한 셈이다.

[협상 시작] 경기도 국제협력국-카카오 소통 채널 가동

김동연 지사의 북부대개조 구상 발표 일주일쯤 전인 지난해 9월 2일, 경기도 국제협력국(국장 박근균) 투자진흥과 소속 김순본 투자개발팀장과 김형진 주무관이 판교 ㈜카카오 본사를 찾아갔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15일 SK 판교 캠퍼스 A동 지하 3층(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건물은 바로 ㈜카카오 데이터센터가 입주한 곳. 당시 화재로 국민들이 카카오톡·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T·다음 등의 이용에 큰 불편 겪었고,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판교 화재 사고 이후 ㈜카카오는 임대가 아닌, 데이터센터 등으로 활용할 자사 건물을 짓기로 하고 부지를 모색했다. 김순본 팀장과 김형진 주무관이 ㈜카카오가 임대 건물 대신 자사 건물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는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적시에 찾아간 것이다.

두 사람은 이미 여러 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카카오 임원과 만나 부지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미 타 시도에서도 ㈜카카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인센티브를 제안하는 상황이었다. 다른 지역으로 갈뻔했던 ㈜카카오의 투자를 경기도로 끌고 온 국제협력국과 두 공무원의 발 빠른 움직임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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