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고쳐 쓸 수 있는 당 아냐... 완전 소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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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 쓸 수 있는 당이 아니다. 더 나아가서 고쳐서도 안 된다."

한때 국민의힘에 몸 담았던 신인규 변호사는 어느 누구보다 국민의힘을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오디션을 통해 당 상근부대변인으로 뽑혔던 신 변호사는 한때 '젊은 보수'의 대표적인 스피커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이였다. 2022년 당시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 모두 진영의 '입'으로 종횡무진 활동했다. 본인이 직접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적도 있다.

하지만 2023년, 그는 탈당을 감행하고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한다. 신 변호사는 "정치를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까, 그 안에서 바꿔보기 위해 동지도 구해보고 물밑에서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그러나 제가 내린 결단은 '이거는 끝났다, 안 된다'였다. 그 절망이 나를 탈당으로 몬 것"이라고 회고했다. "정치 못 하게 될 각오를 하고 나온 것"이라면서도 "이 세력은 탄핵에 준하는 심판을 받아야 하는 세력이라는 생각을 했다. 계엄까지는 생각을 못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맞은 판단이었고, 예상보다 빨리 민낯이 다 드러났다"라고 꼬집었다.

신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에 의해 국민의힘이 '사당화'하는 데 반기를 들고 나왔고, 한때 가까웠던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 측과도 갈등을 빚으며 정치적 반대편에 섰다. 그는 대부분의 보수 진영 인사들에게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내어 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에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평가를 많이 내놓으면서, 그가 진영을 넘어온 것 아니냐는 외부의 평가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는 바깥에서 본인을 '친(이재)명' 성향 스피커로 분류하는 데 동의하지도,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를 통해 어떤 정치적 이득을 도모한 것도 아니라는 자평이었다. 국민의힘에서 시작해 개혁신당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민주당행을 택한 일부 정치인과 달리 신 변호사는 여전히 '무소속'으로 남아 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지만, 동시에 세부적인 사안에 있어서 비판할 부분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것은 본인 스스로 '보수'라는 정체성에 기반한 것이고, '보수'의 입장에서 '중도 보수'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민주당에 대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오는 7일 오전 6시부터 <오마이뉴스> '오마이TV'의 새 오전 유튜브 프로그램 '신인규의 엄마시대'의 진행을 맡게 됐다. 진보 매체의 유튜브 채널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게 된 '보수' 인사, 그에게 국민의힘은 개선이 아니라 청산의 대상이고, 잃어버린 보수의 자리를 이어가는 것은 새로운 보수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역할이었다.

지난 4일,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아래는 그와의 대화를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사상·사람·사연 '3사' 없는 국민의힘... 지선·총선·대선 거쳐 3단계 소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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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규 변호사가 생각하는 '보수'는 무엇인가? 누가 '보수'를 대변하는가?

"현존 분류상 '보수'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말로만 '보수'를 내세우며 사람들의 정서를 이용했다. 진짜 보수의 철학을 가지고 해본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보수는 체제를 지키는 게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는 것으로 잘못 형성돼 있다. 그러니까 '자기 이익을 지키자'는 것인데, 논리를 묘하게 만들어서 국민들 앞에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보수라고 부르기도 싫다.

특히나 보수 안에서 '참칭 보수'니, '위장 보수'니, '너 나가라'라느니 하는 건 전체주의와 결합한, 상당히 본질에서 벗어난 헛된 논쟁이다. 누가 진짜 보수냐, 진보냐는 정치인끼리 논박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의힘의 행태가 특히 심각하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물건을 팔면서 이 물건을 '핸드폰'이라고 이야기하면, 그게 핸드폰인지 아닌지는 소비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자꾸 정치인들끼리 '이 사람은 진짜다, 가짜다' 하는 식의 진위논쟁은 의미 없다. 정치인은 자신의 이념과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다른 누군가를 판단하고 평가하려고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다. 평론가가 아니지 않나?"

- 이전까지는 보수 정당의 위기가 찾아오면 전통적인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국민의힘이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전환점은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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