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독+절대건강' 대통령의 등장... 기자실이 180도 변했다

IE003491788_STD.jpg

그 좋은 청와대를 두고 왜 이런 곳에 왔을까

저는 지난해 8월부터 용산 대통령실을 출입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실 출입기자 경력이 꼭 1년을 향해갑니다. 그간 워낙 많은 일들이 일어나 오랜 세월이 지난 것 같은데 겨우 1년도 채 안 됐다니 놀랍습니다.

첫날 용산 삼각지역에서 내려 대통령실로 향하는 길을 올라가던 게 생각납니다. 대통령실 하면 멋진 고궁 돌담길과 수려한 자연 속에 자리잡은 청와대를 연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성냥곽 같은 밋밋한 대형 건물 몇 개가 덜렁 서 있는 용산 대통령실 앞은 낯설기 그지 없었습니다.

게다가 전투복 입은 군인들이 많아, 이곳이 국방부가 같이 쓰는 곳이라는 게 실감났습니다. 검은 안경을 쓴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는 정문 위 전광판엔 '대통령실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환영 문자가 흐르고 있었지만, 내 눈에는 'OO훈련소 방문을 환영합니다'로 보였습니다.

그 좋은 청와대를 놔두고 왜 이 황량한 곳으로 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도저히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일하는 곳으론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비상계엄 사태가 지나 새 정권이 들어섰고 몇 달 후엔 청와대에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3년 동안 비워둔 청와대는 지은 지 오래 돼서 낡고 비좁아서 여기저기 수선할 곳이 많다더군요. 비가 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기자들이 사용하게 될 춘추관도 사정은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새로 이사 갈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

IE003486182_STD.jpg

정권이 바뀌고 달라진 기자실 풍경 세 가지

보름 전쯤 난생 처음으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해외순방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초대받았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바뀌어서인지 각 언론사의 출입 기자들의 얼굴이 많이 바뀌었더군요. 제가 작년 8월부터 대통령실을 출입했다고 말했더니, 새로 출입을 시작한 기자들이 전 정권과 새 정권 대통령실 취재의 다른 점이 무어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평소 생각해왔던 세 가지를 얘기했습니다.

첫째, 대변인의 브리핑이 (너무) 많아졌다.

전임 정부 대변인은 일주일에 1~2번 정도 기자 브리핑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한 번 하면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한 번 더 할까 말까.

처음엔 '대통령실이면 국민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뉴스가 집중되는 곳인데, 최소 하루에 한 번은 해야지 대변인이 너무 게으르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