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기적의 오케스트라'라는 별칭이 붙은 남미 베네수엘라의 음악 교육이다. 빈민층 아이들을 위해 무상으로 음악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밭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인사 초청 행사에서 조수미 성악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엘 시스테마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걸로 위대한 예술가가 되진 않겠지만 기회를 한 번 주는 거다. 자기가 어떤 재능을 갖고 있는지 모르고 평생 살다가 그냥 갈 수도 있지 않나. 기회를 만들어줘서 내 안에 가능성을 탐색해 볼 기회를 주는 게 대한민국 예술 교육에 꼭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성남시에선 그걸 몇 군데 해 봤다. 돈이 좀 들긴 하더라. 악기나 교육 비용이 상당히 들긴 하는데, 그런 것들을 국가 차원에서 한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엘 시스테마의 성남형 이름인 '어울리오 오케스트라'를 신도심인 분당과 구도심인 수정구 등 두 곳에서 운영했다.
어울리오 오케스트라를 직접 운영한 성남아트센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성남시는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던 2011년에서 2017년까지 12억 2200여만 원(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원금 2억 7천만 원 포함)을 지원했다. 지원 액수는 연도별로 차이가 있는데, 가장 지원 규모가 큰 해는 2015년으로 2억 5천여만 원이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원금에 성남시 지원금을 보탰고, 2014년부터는 성남시 자체 지원금만으로 운영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원금은 2011년 7천만 원,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억 원이다. 이 대통령은 2010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성남시장을 지냈다.
당시 어울리오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지도한 김경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꿈의 오케스트라' 수석 강사는 "파격적인 지원을 해 주셔서 저도 깜짝 놀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국가 차원에서 해 봤으면"이라는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기대감이 든다"고도 했다.
김경수 수석 강사는 엘 시스테마와 인연이 깊다. 성남아트센터에서 강사에 이어 음악 감독을 역임했고, 엘 시스테마 안양 버전인 '안양 브라보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및 수석 강사로 활동했다.
지난 8일 오후 성남아트센터에서 그를 만나 성남에서 운영하던 엘 시스테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한국과 독일 대학에서 기악을 전공한 음악가다. 현재 성남시립교향악단 상임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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