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화유산 시대, 허민의 실험은 성공할까?

최근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1기 인사 개편에서 단연 이목을 끈 건 과학자 출신 허민 전남대 교수가 국가유산청장에 임명됐다는 발표였다. 지질학과 고생물학, 공룡 연구로 잘 알려진 허 신임 청장은 문화유산 보호 행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전공자다. 하지만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주도하고 첨단기술을 통한 문화 콘텐츠 대중화에 기여한 이력을 두고 새 시대 문화유산 정책의 방향성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민 청장은 전남대 지질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와 고려대, 영국 웨일스대에서 지질·고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대 부총장을 거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국위원장,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조사·연구도 주도한 바 있다. 2003년 전남 보성에서 발견된 한국산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학명을 최초 부여한 주인공으로, '공룡 박사'로도 유명하다.

전임 청장들이 고고학, 불교미술사 등 전통 인문학 기반이었다면, 허 청장은 과학 기반 정책과 국제 외교형 유산 전략의 접점을 상징한다. 그는 "국가유산이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유산의 '활용성'까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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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행정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이라는 국제 협력 경험은 문화유산의 외연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대통령실은 "과학기반 문화유산 정책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강화하고, K-컬처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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