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대한민국 국회와 미국 의회의 협력 강화를 위해 워싱턴DC에 '한미의회교류센터(제임스웨이먼 초대센터장) '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많은 이들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제도권 정치 차원에서 양국 의회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공식 플랫폼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번째 의회교류센터는 어디에 세워져야 할까? 자연스럽게 영국이 떠오른다. 영국은 의회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세계 정치사에 상징적 의미가 있는 나라다. 한국과 영국은 이미 경제·문화·안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확대해 왔지만, 정작 영국에서 의회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국회사무처에서 주영대한민국대사관에 파견나온 입법관 혼자뿐이다.
특히 역사적 맥락을 보면 더욱 절실하다. 미국 의회에는 이미 한국계 의원들이 진출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한미 의회 관계의 다양성을 넓히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영국 의회에는 아직 단 한 명의 한인 의원도 없다. 한국계의 정치 참여가 전무한 현실은 곧 한영 의회 관계에서 우리가 채우지 못한 공백이자 도전 과제다.
다행인 것은 양국의 한영의원친선협회(회장: 한정애 의원)와 영한의원친선협회(APPG -ROK, 에드 데비 하원의원)가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영의회교류센터'가 세워진다면 단순한 상징을 넘어 실질적인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책 협력은 물론, 청년 인턴십이나 학술 교류, 공동 세미나 등을 통해 양국 의회가 상호 이해를 높이고 미래 세대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한국계 인재가 영국 정치에 발을 내딛을 수 있는 토양을 가꾸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