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만 보면 기분 좋아...이 사람 키우는 게 내 정치 목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은 '조용한 강자'로 알려져 있다. 4선 의원으로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국민의힘 원내대표, 21대 대통령선거 준비위원회 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는 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설화'에 휩싸인 경우가 별로 없다.

장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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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윤 의원이기에,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 당대표)에 대한 극찬은 확실히 이목을 끈다. 특히 지난 2024년 4월 6일 보령시에 열린 총선 지원 유세과정에서 윤 의원은 "감히, 우리 보령 시민 여러분께 국민의힘 소속 114명 중 가장 역량이 출중한 후보가 바로 장동혁 의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장동혁 의원님만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국회의원입니다."

지원 유세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덕담 혹은 칭찬 그 이상이었다는 것은 그 다음 이어지는 발언을 통해 잘 나타난다.

윤 의원은 충남 보령·서천에서 4선을 한 현 김태흠 충청남도 도지사까지 거론하며 "김 지사를 능가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원내대표로서 "모든 일을 결정할 때 장 의원에게 물어보고 한다"라고 전하는가 하면, "장 의원이 여러분에게 약속한 사업은 원내대표인 내가 100% 지원하겠다"라고까지 말했다.

"장동혁이 재선, 3선이 되면 충남 정치를 이끌고 갈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역량이 검증되어 있고 또 인품이 훌륭하고 사람들을 잘 아우릅니다... (중략) 저는 정치적인 제 동지가 장동혁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동혁이란 사람을 키우는 것이 제 정치의 하나의 책임이고 목표입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키우는 게 정치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그로부터 1년 4개월여 만에 장 의원은 예상을 뒤엎고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됐다. 윤 의원의 기대대로 된 셈이다.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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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경찰 출신이다.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승승장구했던 그는 "일이 잘되면 창문을 보고 일이 잘못되면 거울을 보겠다고 약속했다"(2010년 5월, 매일경제 칼럼)라고 한다. 창문 밖에 보이는 직원들이 도와줘 일이 잘 된 것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반대로 일이 잘못되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반성하는 쪽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12·3 계엄 이후 정치인으로서 그의 선택은 그렇지 않았다. 윤 의원의 SNS를 보면 12·3 계엄이라는 잘못과 마주하는 대신, '창문'을 보는 양상이 반복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윤 의원은 "민주당의 탄핵 폭주가 멈출 줄 모른다(2024년 12월 26일)"라거나 "대한민국의 국격을 무너뜨리고 법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공수처와 민주당(1월 15일)"이라고 규정했다. "대통령님의 복귀로 조속한 국정회복이 되기를 시민들과 함께 간절히 바란다(3월 13일)"라고 하는가 하면 "이번 탄핵 소추에 대해 기각 혹은 각하 결정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내일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도 했다.

다음은 헌법 수호 의무가 있는 윤재옥 의원의 12·3 계엄 이후 주요 정치적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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