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7선 의원에게 "저게 정신 나갔나" 막말이 쏟아졌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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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칼춤, 12·3 비상계엄에 어울리는 이 말을 한 당사자는 오히려 윤석열이었다. 2024년 12월 12일, 2차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윤석열은 대국민담화에서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친 듯이 날뛰는 사나운 물결'의 여파는 특히 국민의힘에 크게 몰아쳤다. 다음 날(12월 13일)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당시 대표가 윤석열의 담화문을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며 제명과 출당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현장에서는 한 전 대표를 향한 반말, 고성, 삿대질이 난무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구을)은 윤석열을 윤석열씨라고 부르겠다고 처음으로 공언했다. 당시 의총에서 조 의원은 "대통령이라는 직함도 부르기 싫을 정도"라며 "본인이 마치 전제군주인 양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즉각 끌어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장에서 나오는 조 의원은 기자들에게 다시 말했다.

"국민들이 쌍욕을 할 정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그런 담화 발표였다... (중략) 윤석열, 그 분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윤석열씨라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는 이례적인 이같은 비판은 윤씨에게로만 향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하면서 윤씨를 감싸는 당 일각에 대해서도 각종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쓴소리를 날렸다.

7선 의원이 마주했던 험악한 18초... "저게 정신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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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행보는 일부 당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월 14일, 대선을 앞두고 열린 부산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현장에서 일어났던 일이 대표적이다. 그 날, 조 의원에게는 험악한 막말이 마구 쏟아졌다.

"환골탈태라는 말이 있습니다.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적응하지 못하면, 선거도 지게 되죠. 우리가 모인 것은 이기려고 모였지, 지려고 모인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예"라거나 "맞습니다"란 호응이 박수 소리와 함께 나왔다. 조 의원이 말을 이어갔다.

"이번 대선 슬로건이 뭡니까. 새롭게 대한민국, 정정당당 김문수라고 돼 있습니다, 맞죠? 그러면 우리 당도 새로워야 되고, 정정당당해야 되죠. 어제 김문수 후보가 비상계엄에 대해서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비상계엄으로 고통 겪은 국민께 죄송하다, 라고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습니다. 여러분 알고 계시죠?"

앞서의 "예"와는 달랐다. 호응 소리가 작아졌다. 그 다음이었다.

"저는 이 말의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을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금 당장, 출당·제명시키는 것이(커지는 야유와 고성),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약 18초 동안 조 의원은 발언을 이어가지 못했다. "야 임마", "네가 나가!", "치아라, 마!", "저게 정신나갔나", "미쳤나" 등 막말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끝까지 환골탈태를 강조하며 발언을 마친 조 의원에 이어 연단에 선 서병수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그 사람을 '죽일 놈이다', '뭐 어디 보내야 된다' 이런 얘길 계속하면 갈등과 분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며 자제를 요청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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