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9일 새벽,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서울서부지방법원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이들이 법원을 습격했다. 기물을 무작위로 파손했고, 판사 집무실까지 무단 진입했다. 법원 유리창은 산산조각 났고, 법원 현판마저 찌그러지고 넘어졌다. 가담자들은 경찰과 기자 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일도 있었다. 그야말로 폭력 난동이었다.
사흘 후,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부산 중구영도구, 초선)은 "집회와 시위 과정에서 폭력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를 정당화할 생각은 전연 없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러나'를 말했다. "청년들의 사회적 신뢰 붕괴로 인한 분노의 표출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합리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판단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중략)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선전·선동, 공수처에 의한 구속영장 신청과 서부지법의 (영장) 발부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러다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을 받을 수 있겠다 이런 분들이 (서부지법에) 모두 모였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1월 23일, 본회의 긴급현안질문)
그러면서 온라인상에 유포된 글 '저는 애국자가 아닙니다'를 언급했다. 글 작성자는 그 날 새벽 서부지법 담장을 넘었다가 체포됐으며 유치장에서 다음의 글을 작성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수십 년에 걸쳐 국가 시스템을 장악해 온 반국가 세력은 민주주의를 마비시켜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중략) 유튜브와 SNS가 진실을 유통했고 대통령 지지율은 과반이 넘었습니다. (중략) 저는 제가 옳음을 주장하고자,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고자,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다시 시민으로 거듭나고자 담벼락을 침범했습니다." ('저는 애국자가 아닙니다' 글 일부)
조 의원은 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하지는 않았지만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치를 뚫고 올라간 것이 이 글에 잘 나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란이다, 폭동이다 등 선동적이고 감정적 접근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정치권, 경찰, 공수처를 비롯한 정부와 사법부의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을 습격한 사건을 두고 '사법부'가 반성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끝으로 조 의원은 말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가치 수호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 드립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청년들의 분노 표출'.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조 의원은 이렇게 정의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기소된 128명에 대한 재판에서도 '자유민주주의'가 자주 언급됐다.
"합리적인 비판은 불법적인 폭력과 구별되어야 한다. 전자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지만, 후자는 그 질서를 교란시키고 체제를 흔드는 심각한 위협이다." (8월 1일,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 49명에 대한 1심 선고 판결문 중)
"법원의 재판 과정이나 결과가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법원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10월 23일, 서부지법 1층 로비에 침입한 송아무개씨 1심 선고 판결문 중)
다음은 조 의원의 12.3 계엄 이후 주요 정치적 선택이다.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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