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실패로 끝난 '검찰의 소동', 안심하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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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1970년 3월 일본 적군파의 요도호 비행기 납치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굿뉴스>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직업병의 발로인지 모르지만, 영화의 전체 줄거리보다 이 영화의 도입부에 주인공의 한 사람으로 나오는 '거시기'(설경구 역)가 내뱉은 다음과 같은 발언이 더욱 강렬하게 머릿속에 꽂혔습니다.

"연관성은 없다가도 생기고 있다가도 사라지는 거잖아. 필요한 것은 약간의 창의력과 그것을 믿으려는 인간의 의지지."

전혀 관계없는 사건들도 '약간의 창의력'과 '그것을 믿으려는 인간의 의지'만 잘 버무려 내놓으면,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쉽게 조작해 낼 수 있다는 뜻의 말입니다. 이 영화가 그런 식의 기술을 동원해 만들어진 산물이라고, 감독이 주인공의 입을 통해 미리 관객에 귀띔해 주는 일종의 '영화 사용 설명서'인 셈입니다.

영화 '굿뉴스' 창작 방식과 흡사한 대장동 검사 반발 소동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에 대한 일부 검사들의 집단 반발 소동을 보면서, 그 영화 속의 대사가 퍼뜩 떠올랐습니다. 검사들이 제기하는 주장이 영화 <굿뉴스>를 창작한 수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에는 대장동 하면 무조건 이재명 대통령의 비리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4명에 1명가량 존재하는 게 현실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영구 집권을 위해 북한과 전쟁을 획책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내란 우두머리를 여전히 옹호하며 그의 재림을 외치는 사람들의 분포와 대략 일치합니다. 이들은 어떤 경우에도 '대장동은 곧 이재명 비리'라고 믿을 의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영화의 작법처럼 사실에 약간의 거짓을 섞는 묘수를 부리면 이재명 대통령과 전혀 관련 없는 사건도 마치 이 대통령과 관계된 것인 양 조작하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죠. 꼭 영화감독이 아니더라도 이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해 볼 만한 '투자'일 겁니다. '대장동 항소 포기 파동'은 이재명 정권의 출범과 함께 해체 위기에 처한 검찰이 그런 의도로 가지고 만든 한 편의 '정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대장동 재판은,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장동 재판과 별개의 재판입니다. 이 대통령과 관련한 재판은 대통령 당선과 함께 헌법 규정에 따라 중단돼 있습니다. 즉, 이번에 문제가 된 대장동 재판은 이 대통령에 대한 것이 아닐뿐더러 이 대통령 재판에 직접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 검사들은 둘 다 대장동 사건 재판이라는 공통점에 착안해, 교묘한 논리와 숫자를 들먹이며, 마치 이 대통령이 자신의 죄를 피하려고 항소 포기를 지시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려고 몰아가려 했습니다.

디지털혁명과 시민의 각성이 '검찰의 난'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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