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으로 강남 헤어숍 이용... 여의도 최고 '그루밍족'은 누구?

여의도 최고의 '그루밍(grooming)족' 국회의원은 누구일까.

<오마이뉴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2024년도 국회의원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확보·분석한 결과, 지난해 정치자금으로 외모를 가꾸는 데 가장 적극적이었던 국회의원은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경기 포천·가평, 초선)과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비례, 초선)이었다.

그루밍족이란 외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용과 패션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1990년생으로 국민의힘 최연소 초선의원인 김용태 의원은 2024년 6월 26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반년간 헤어숍에 83회 방문해 정치자금으로 217만 8200원을 결제했다. 지역구와 자택은 경기 포천에 있지만, 2~3일에 한 번꼴로 이른 오전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헤어숍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김 의원은 방송 출연, 의정 활동을 위한 머리 손질(헤어 드라이)을 받았다.

이주영 의원은 2024년 6월 25일부터 같은 해 11월 13일까지 넉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헤어·메이크업숍에서 정치자금으로 401만 3000원을 결제했다. 결제한 횟수는 22회이지만, 이중엔 '10회 이용권'이 세 차례 포함돼 있었다.

해당 의원들은 끊임없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정치인들에게 '자기 관리'는 의무이자 숙명에 가깝다는 점에서 정치자금으로 꾸밈 비용을 쓰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김용태] 집이 포천인데 청담동 헤어숍 83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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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2024년 한 해 동안 정치자금으로 헤어숍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헤어숍 두 곳에서 총 83회 '헤어 드라이'를 받았다. 지출한 비용은 모두 217만 8200원이다.

22대 정치자금 내역을 보면, 김 의원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2~3일에 한 번꼴로 헤어숍을 찾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ㅇ미용실은 2024년 6월 26일부터 12월 14일까지 74회, 서울 강남구 청담동 ㄹ미용실은 12월 17일부터 31일까지 8회 방문했다. 방문 1회당 지불한 비용은 1만1천 원부터 6만6천 원 사이다. 이들 비용은 모두 '방송 출연', '행사 참석', '국외 출장' 등의 명목으로 신고됐다.

의아한 점은 이용한 두 곳의 헤어숍이 김 의원의 거주지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2~3일에 한 번꼴로 방문한 헤어숍들임에도, 김 의원의 포천 자택(경기 포천 군내면 구읍리)에서 ㅇ미용실은 56km, ㄹ미용실은 55km 각각 떨어져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김 의원이 잠실에 있는 부모님 댁에 자주 가 있고, 국회로 출근하면서 청담동 미용실에 간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의원이 오전 이른 시간대 방송 출연이 많은 편"이라며 "일반 미용실은 새벽에 문을 여는 곳이 많지 않은데 청담동 쪽 미용실은 새벽에 문을 열어서 가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인사혁신처의 공직윤리시스템에 따르면 김 의원의 부친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치자금을 정치 활동 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 자금으로 미용실을 방문하는 횟수가 국회의원 중 제일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방송 출연을 줄이는 것도 (어렵다)"라며 "김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용모를 단정하게 하는 게 시청자와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치자금 미용비 사용 액수 1등, '10회권'도 3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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