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한밤중 기습적으로 불법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국회는 시민들의 움직임 만큼이나 분주하게 돌아갔다. 12월 4일 새벽 1시께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12월 14일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정국은 요동쳤고, 그 흔적은 국회의원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어떤 국회의원들은 귀가하지 못하고 비상대기 하고 있었고, 동료 의원·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또 어떤 의원들은 탄핵 촉구 집회에 쓰일 현수막이나 푯말 등 물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불법 비상계엄 다음날인 2024년 12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여의도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씀씀이 중 특이사항을 살펴보자. 아래 서술된 내용들은 의정활동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위법성은 없다.
[숙박비 지출] 지역구-여의도 퇴근 못한 박수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국회의원 정치자금 지출내역을 분석해보면, 2024년 12월 4일부터 그해 마지막날까지 가장 많은 숙박비를 지출한 국회의원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었다.
박수현 의원은 12월 4일부터 11일까지(결제일 기준) 총 177만 8800원을 숙박비 명목으로 지출했다. 한번에 3박 혹은 4박을 결제한 적도 있다.
박 의원은 "지역구-서울 출퇴근이 몸에 밴 제가 비상계엄에서 대통령 탄핵 동안 퇴근을 못하고 국회 주변에서 비상대기했었다"라며 "당시의 긴박한 심정들이 스쳐지나간다"라고 회고했다. 참고로 그는 초선이던 19대 국회의원 때도 지역구에서 여의도 국회로 출퇴근했는데, 출퇴근 길에 들은 이야기를 엮어 <고속버스 의원실>이라는 책을 펴냈었다.
이 기간 두 번째로 숙박비를 많이 지출한 의원은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갑). 총 155만 5196원을 지출했는데 한번에 2박, 3박씩 결제한 이력이 있다. 김미애 의원실 관계자는 "김미애 의원이 서울에 집이 없다. 국회에서 회의 등 의정활동이 늦게 끝나는 경우 숙박을 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2024년 3월 재산공개 때까지만 해도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에 전세 계약을 맺었지만 2024년 중순께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보인다. 임차료 지출이 2024년 상반기에만 잡히기 때문이다. 김미애 의원은 2024년 6월부터 숙박비를 지속적으로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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