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회에서 영상 촬영 장비를 손에 든 국회의원 보좌진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의정 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의 질의 장면을 열심히 영상에 담는 보좌진들이 현장을 누볐다. 유튜브 정치의 시대, '쇼츠(Shorts) 국감'이라는 신조어마저 생겨났다.
이제 유튜브와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국회 차원의 유튜브 영상 제작 지원 활동도 이미 시작됐다. 국회는 지난 2023년 9월 의원회관 2층에 '이실직GO 스튜디오(이제는 실시간으로 직접 국민에게 의정활동을 고 GO 한다)'를 개소했다. 4K 카메라 등 최신 방송장비를 마련해 의정활동 홍보를 위한 유튜브 콘텐츠 촬영·편집 공간을 제공 중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듯, <오마이뉴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024년도 국회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에도 유튜브·쇼츠 기획, 촬영장비 구입 등 영상 제작과 유튜브 채널 운영에 정치자금을 쓴 내역이 존재했다.
쇼츠의 시대, 액수 적지만 여야 가리지 않고 지출↑쇼츠(Shorts)는 보통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통되는 1분 내외 짧은 영상을 뜻한다. 의원들의 정치 활동에서도 영상이 중요해졌고, 정치자금 사용 내역에도 '쇼츠'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길이가 긴 영상보다는 직관적인 짧은 영상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쇼츠 촬영'과 '쇼츠 제작' 등 관련 비용 지출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지난해 '쇼츠' 관련 정치자금을 쓴 의원은 총 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서울 강서구갑)·노종면(인천 부평구갑)·박균택(광주 광산구갑)·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정성호(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갑)·한병도(전북 익산시을), 국민의힘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정동만 의원(부산 기장군) 등이다.
단일 지출 규모는 조승래 의원이 가장 컸는데, '쇼츠 제작'을 명목으로 지난해 2월 28일 440만 원을 썼다. '조승래TV'를 운영 중인 조 의원은 11월 말 현재 기준 구독자수는 약 4만 7천 명이다. 발행된 쇼츠는 323개였다. '한병도TV'를 운영하는 한 의원도 지난해 2월 '숏츠 영상 6편 촬영·제작' 내역으로 330만 원을 지출했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해 3월과 4월 각각 '국회의원 쇼츠 촬영 및 기획, 제작' 등 명목으로 총 250만 원을 썼다. 유튜브 채널 '성일종TV'를 운영하는 성 의원은 2025년 11월 말 현재 기준 구독자수 약 8만 2천 명이다.
노종면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정감사 유튜브 영상 및 쇼츠 홍보물 제작비'로 181만 원을, 강선우 의원은 지난해 12월 '의정활동 홍보 쇼츠 제작료'로 132만 원을 지출했다. 박균택 의원은 같은해 2월 '인터뷰 영상 제작 및 쇼츠 제작'으로 150만 원을, 정성호 의원도 같은해 6월 '의정보고 숏폼 영상 콘텐츠 제작비(39번 국지도)'로 110만 원을 썼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쇼츠 기획회의', '쇼츠 제작방향 회의' 등으로 31만 7800원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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