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의 문제적 발언... 진짜 문제는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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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지역 시민단체인 '동구 주민 살리기 대회 조직위원회'의 기자회견에 참여해 주민들이 "동남아에 사는 것 같다", "불안해서 못 살겠다"라고 얘길하고 있다며 이러한 목소리들을 "단지 막연한 불안감이라고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해당 시민단체는 "대책 없는 외국인 대량 유입 정책은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울산광역시가 추진하는 '울산 광역형 비자' 확대에 반대했다. 단체는 이주노동자가 늘어도 단기 체류와 저임금으로 인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기자회견 이후 김 구청장은 "주민들이 불안을 느낀다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주노동자가 어떤 문제를 일으켰거나, 큰 범죄를 일으키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며 "차이 때문에 낯섦을 느낄 수 있다"고 답했다.

김 구청장의 이 발언은 그의 주장이 얼마나 모순적인지를 드러낸다. '막연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뚜렷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이다. 그런데 김 구청장이 내세운 말들은 모두 어렴풋하기 그지 없었다. 이주노동자가 일으킨 문제나 범죄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나 근거가 없음을 시인하면서도 차이로 인한 낯섦을 핑계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막연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구청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의 생활상 우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 있었다"고 사과했고 김 구청장이 소속된 진보당 또한 "이주노동자를 사회의 불안이나 범죄와 연관 짓는 표현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소 용접해도 손에 쥐는 건 월 200만 원

울산 동구의 이주노동자 대다수가 일하는 직장은 조선업으로, 현재 조선업은 호황을 맞아 선박 수주가 활발함에도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25년 상반기 주요 업종의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조선업의 인력 미충원율은 18.9%로 전산업 평균의 두 배 높았다.

인력 미충원의 주된 사유를 조사한 결과 '사업체에서 제시하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 전체 응답의 36.6%를 차지했다.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 또한 전체 응답의 31.7%였다. 즉,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수준이 낮으니 기피 업종이기에 내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러 오지 않으니 자연스레 이주노동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로 조선업 현장에서 들려오는 임금과 노동 조건에 관한 증언들은 충격적이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따르면 한화오션 하청업체 소속으로 무려 16년 경력을 지닌 취부사(선박 블록을 제작도면에 따라 가조립하는 직무)가 받는 시급은 작년 기준 1만 1730원으로 최저시급보다 고작 1900원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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