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방식... 은밀하게 대북전단 살포한 국군심리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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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군이 민간단체를 가장해 대북전단을 살포해온 상세한 정황이 드러났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보내기 전부터 군이 선제적으로 대북심리전을 벌인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시병)은 27일 출판한 <돌아오지 않는 무인기>를 통해 지난 2023년부터 국군심리전단이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부양하는 시간에 맞춰 전단작전을 수행해 온 사실을 폭로했다.

헌재의 '대북전단금지법 위헌 결정' 직후부터 은밀히 전단작전 재개

국군심리전단은 2023년 9월 26일 헌법재판소가 대북전단금지법을 위헌으로 결정한 직후부터 실제 전단작전을 재개했다. 심리전단 예하 OO지역중대는 민간단체가 풍선을 띄운 날짜를 특정해 '같은 날, 같은 방식'의 전단을 추가로 북한에 발송하는 방식을 취했다.

부대는 민간단체가 사용하는 풍선의 크기·재질·전단 묶음 형태를 똑같이 모방했다. 대북전단 작전에 참여했던 제보자는 "우리가 얼마나 정확하게 표적에 풍선을 떨어뜨릴 수 있는지 내부에서는 모두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전단의 도달 정확도는 민간단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는 것이다.

"합참도 모르는 작전"... 내부에서도 '도발 아니냐' 논란

심리전단의 작전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2023년 10월 중순 국군심리전단 OO지역중대 소대장은 소대원들에게 전단 작전을 수행 준비 지시를 내렸다. 이전까지 훈련만 했지 실제로 풍선을 북한에 날려본 장병은 없었기에 소대장의 지시는 충격적이었다.

제보자는 "우리가 먼저 북한을 도발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소대장은 "군인은 명령을 따르는 것"이라며 단호히 제지했다. 결국 장병들은 다음날 밤 특수작전 요원이 착용하는 '흑복'을 입고 집결해 실제 전단 살포 작전 임무를 수행했다. 왜 밤에 작전을 수행하느냐는 질문에 소대장은 "민간단체가 대북전단 풍선을 보낼 때 맞춰서 하느라 그런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2023년 10월 이후 2024년 12월까지 소대는 2달에 한두 번씩 대북전단 임무를 수행했다. 민간단체들이 대북전단 풍선을 부양한 날에 맞췄다. 북한은 6개월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2024년 5월부터 오물풍선 부양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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