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이게 사망 사고가 아니라 여러 명이, 예를 들어 군 장비를 실수로 파손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군 장비를 파손했는데 군에서 조사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일주일 만에 조사를 한 다음 한 8명을 다 '군 설비에 대해서 파손 책임이 있으니까 니네 집에 다 압류를 해 놓고 일단 소송을 진행해야 되겠어'라고 한다고 하면 당하는 군 입장에서는 그 결과에 승복하기 어렵습니다."
2024년 7월 3일, '해병대원 특검법'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구 갑)이 했던 말이다.
채 상병 순직 사고를 '장비 손괴'에 비유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크게 일었다. 주 의원은 SNS를 통해 "군 행정권 남용의 폐해를 국민들께서 이해하기 쉽도록 절차적으로 설명한 것이지 어떻게 순직 해병의 숭고한 희생을 장비에 비유한 것인가"라며 "생트집"이라고 반박했다.
생트집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날 주 의원은 이런 말도 했다.
"왜 박정훈 단장의 일주일도 안 되는 조사 결과는 그토록 신뢰하고 이를 좀 더 정교하게 처리하라고 했던 장관의 지시는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이 사건을 제대로 따져 보지도 않고 조작·은폐라고 답 정해놓고, 공수처에서 의도적으로 흘린 통화 내역을 가지고 대통령실이 관여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중략)... 그 당시에 국방 현안에 대해서 통화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지요."
이에 대한 반응 또한 국회 속기록에 남아 있다.
"'소설을 쓰고 앉아 있네'하는 의원 있음."
주 의원의 당시 주장이 사실과 거리가 매우 멀었다는 것이 최근 속속 드러나고 있다.
채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지난 21일 윤석열 등 1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히면서, 이 사건을 "VIP 격노로 시작된 중대한 권력형 범죄"라고 규정했다. 특검팀은 2023년 7월 31일 윤석열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군에서 이런 사고가 날 때마다 줄줄이 엮어 처벌하면 어떻게 되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고 밝혔다.
'2차 격노'가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려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2023년 8월 2일, 당시 국방부 대책회의에 참석한 A씨는 "회의 도중 신 전 차관이 대통령실 등과 분주하게 통화를 했는데, 통화 직후 신 차관이 '전화 늦게 받았다고 차관XX라는 말을 듣네'라는 혼잣말을 하는 걸 들었다"며 "차관에게 이런 욕설을 할 수 있는 건 대통령뿐"이라고 증언했다.
심지어 윤석열이 박정훈 단장의 체포영장 청구를 지시하고 경과 등을 보고받은 정황도 공소장에 적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단장이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후인 2023년 8월 14일 오전 10시께, 윤석열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통해 이종섭 전 장관에게 '박 대령이 TV에 나와 논란을 증폭시키는 등의 사정을 이유'로 체포영장 청구를 직접 지시했고, 같은 날 오후 2시께 군검찰이 박 대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년 여 뒤인 2024년 7월 3일, 주 의원은 "(윤석열이) 국방 현안에 대해 통화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라며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장비 손괴'에 비유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망언입니다. 이 망언은 우리 기억 속은 물론, 국회 속기록에 남아 영원히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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