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대신 고개 숙인 국힘 의원들 "계엄 1년, 이유 불문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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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12.3 불법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사과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사실상 사과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소속 의원들이 지도부와 다른 메시지를 쏟아내고 나선 것이다(관련 기사: 반성 아닌 '내란 옹호' 택한 국힘... 장동혁 "의회 폭거 막기 위한 계엄" https://omn.kr/2g9b7).

가장 먼저 사과문을 공개한 재선의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서 초선인 김대식·김용태·유용원·정성국·한지아 의원도 사과를 표명했다.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광주를 찾아 "1980년 광주 정신이 대한민국을 구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며, 당내 재선 의원 공부 모임인 '대안과 책임'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 여럿과 사죄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송석준 "윤석열 전 대통령, 국민의힘 더 노력했어야"... 재선·중진도 견해 표명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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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준 의원은 이날 오전 8시께 '12.3 비상계엄에 대해 국민께 충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안철수 등 일부 의원이 미리 사과와 반성 메시지를 내놓기는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중 3일 당일에 입장을 밝힌 건 송 의원이 첫 타자였다.

그는 "12.3 비상계엄은 헌법이 정한 계엄 요건에 부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국가적 혼란을 야기했다"라며 "당시 여당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전에 비상계엄을 알지 못했고, 예방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아무리 (민주당의) 입법 독재가 횡행했다고 하더라도 최후의 국가비상사태에나 발동해야 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며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더 겸손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입법 폭거의 문제점을 소상히 알리고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호소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현 정부를 향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지만, "소수 여당이라는 자조 주의에 빠져 더 간절하고 처절하게 할 수 있었던 노력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하고 되돌아보아야 한다"라며 성찰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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