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향해 내달린 장동혁의 100일, 반대파 찍어내기로 내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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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3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공교롭게도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내란사태 1년과 딱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의 100일은 반성과 쇄신은커녕 퇴행과 아집의 100일이었다. 당 대표로 선출된 제6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경쟁자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보이게 할 정도였다.

'선명성' 경쟁을 통해 강성 지지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지난 8월 26일, 당 대표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고려해, 전당대회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리 당 쇄신과 극우 절연을 통한 중도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도리어 장동혁 체제는 극우 쪽을 향해 급변침해 폭주하기 시작했다.

윤어게인 밀착·윤석열 면회... 당은 친한계 찍어내기로 내분

지난 100일, 장동혁 체제의 성격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윤어게인' 세력이 참여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 것은 물론이고,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는 호남을 제외하고 전국을 재차 순회하며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이들 현장에서는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다"라며 비상계엄의 원인을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발언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장 대표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에 대해 '인간적 예의'를 운운하며 결국 그를 면회했다. 제주 4.3 사건을 왜곡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 <건국전쟁2>를 공개적으로 관람하며 역사 논쟁을 재차 불러 일으켰고, 유족들의 반발도 샀다.

그러면서 쇄신을 요구하는 당내 반대파에 대해서는 찍어내기에 나선 모습이다. 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은 여상원 당 중앙윤리위원장을 사실상 내쫓았고, 당무감사위원회는 김 전 최고위원의 '해당행위'를 두고 재차 징계 논의에 들어갔다. 여기에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게시판 윤석열 비판글 도배'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나섰다.

박정하 국회의원이나 양향자 최고위원 등이 비상계엄과 내란사태에 대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욕설과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계엄 사과를 요구하는 양향자 최고위원의 발언을 장동혁 대표가 공개적으로 지지자 앞에서 반박하기까지 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 장외집회와 날 선 언어들에 매진하는 정치는 황교안 체제의 자유한국당이 익히 걸어왔던 길이다. 장 대표가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외치며, 이것이 "계산적인 발언"이었다고 해명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 모른다. 한기호 국회의원 등이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문제를 제기한 끝에 전국순회 국민대회는 일정보다 하루 일찍 종료됐지만, 대신 그 자리를 추경호 국회의원 영장실질심사를 응원하는 규탄대회가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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