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담을 넘을까 하다가 발 디딜 데가 있는 여기로 넘어간 거죠."
'그날 밤' 국회 진입을 위해 넘었던 담장을 우원식 국회의장이 1년 뒤 다시 찾아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 3일 불법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1m 남짓한 이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간 일화를 소개했다. '우원식 도슨트(해설사)'를 만나러 온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1년 전 그날만큼 추운 날씨에도 그날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1년 뒤 시민들은 담장, 본회의장, 운동장 등 국회의 풍경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국회가 12·3 불법계엄 1년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국회 정문~담장(우 의장 월담 장소)~국회운동장~국회의사당~독립기억광장을 걷는 '다크투어(비극적 역사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되새기는 여행)'를 진행했다. 이날 시민 50명(계엄 당시 국회를 지킨 시민 20명 포함)이 참여했고 <오마이뉴스>도 다크투어에 신청해 함께했다. 영하 12도 한파로 목도리를 두르거나 패딩을 껴입은 시민들은 이날 우 의장을 따라 2시간 동안 국회를 걸었다.
'계엄군 침탈' 현장 앞에서 "유리조각 하나 안 치웠다"다크투어는 국회 1문(정문)에서 시작됐다. 계엄 선포 당시 국회는 경찰에 의해 출입이 통제됐기에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출입문 대신 담장을 넘어 경내로 진입해야 했다. 국회 1문을 가리키며 우 의장은 "비상계엄이 시작된 문"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당시 "1문·2문·3문이 차례로 다 막혔고 국회를 지키라고 보낸 국회경비대가 국회의원을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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