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20년. 이제는 ‘퇴직연금 2.0’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05년 12월 시작된 퇴직연금은 그간 양적으로는 빠르게 성장했으나 질적으로는 갈 길이 멀어서 마치 ‘몸집만 큰 아이’처럼 돼버렸다. 과거 퇴직금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시스템을 유지해 왔으나 퇴직 시점에 회사 형편이 어려워지면 못 받게 되거나 목돈을 한 번에 받아 자칫 투자에 실패할 경우 노후가 흔들리는 일이 적지 않았다. 퇴직연금제도는 고용주가 근로자의 근로기간 중 1년에 30일분 평균 임금을 금융기관에 맡기는 형태로 소득이 끊긴 퇴직자의 노후 생계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국민연금 수령 연령까지의 소득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이 기대됐다.● ‘양적 성장, 질적 부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82조4000억 원. 업계에서는 2024년 420조 원 규모로 불어났을 것으로 추산한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친 전체 연금시장에서 퇴직연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