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8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마포구 평양냉면집 ‘을밀대’ 앞엔 74명이 줄을 서 있었다. 한낮 최고기온 37.8℃로, 기상 관측 사상 7월 초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날이었다. 50대 후반 김모 씨가 연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기자 앞으로 다가왔다. 미리 와 줄을 서 있던 친구와 합류하는 참이었다. “공덕역에서 걸어왔더니 온몸이 다 젖어버렸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굵은 땀방울이 땅바닥으로 똑똑 떨어졌다. 또래보다 다소 일찍 은퇴한 두 친구는 오랜만에 점심 약속을 잡은 것이라고 했다. “을밀대 줄 서는 거 모르는 사람 있나요. 각오하고 나왔지만 생각보다 줄이 더 기네요.” 김 씨의 푸념이다. 그는 “여기를 20년 넘게 다녔는데, 요즘 2030 젊은이들까지 평양냉면 맛을 알아버려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기다리는 건 익숙… 그런데 어른도 많네요”이날 을밀대 앞에 줄을 선 사람 중에도 3분의 1 정도는 20대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