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주권, 빈틈없는 논리-인프라 뒷받침돼야[기고/문주현]

132873002.1.jpg‘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한미 관세안보 팩트시트(설명자료)에 담긴 민수용 농축·재처리 절차 지지 표명은 분명한 진전이다. 원전 운영에 필요한 핵연료를 우리 스스로 생산하고(농축), 다 쓴 연료를 재활용하는(재처리) 가능성을 미국과 본격적으로 논의할 길이 열린 것이다. 이 구슬을 보배로 만드는 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우리나라 원전 기술력에 걸맞은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농축과 재처리는 핵무기 개발과 연계될 수 있는 고도의 민감 기술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 핵투명성, 신뢰를 요구할 것이다. 결국 이번 지지 표명이 ‘원자력 주권’ 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권 확보를 위해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국내 원전 정책의 정합성이 확보돼야 한다. 국내 원전 정책과 협정 개정의 논리가 충돌하면 미국을 설득할 힘이 생기지 않는다. 즉,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면서 농축·재처리를 추진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