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 봐, 사람이 뚫고 나올 것 같아!”지난달 말 서울 광화문 사거리.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동아미디어센터로 쏠렸다. 건물 모서리를 감싼 듯한 모습의 국내 최대 디지털 사이니지 ‘룩스(LUUX)’에서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은은한 보랏빛 장막 뒤로 거대한 사람의 실루엣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마치 스크린 안에 갇힌 거인이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듯 두 손과 얼굴을 힘껏 들이밀자, 평면의 전광판이 고무 막처럼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 금방이라도 유리를 깨고 튀어나올 듯한 압도적인 입체감에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은 듯 화면을 바라보는 이른바 ‘디지털 멍’에 빠져들었다. 단순한 옥외 광고판이 도심 한복판의 미디어 아트 캔버스로 변모한 순간이었다.이 영상은 애너모픽(Anamorphic·착시 기반 입체 효과)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것으로 채널A B&C와 칼레이도웍스, 즉 대형 미디어 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행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