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여러분, 건강을 챙기는 것도 '활동'입니다"

IE003490729_STD.jpg

공익활동가의 건강을 돌보는 일이 개인을 넘어, 단체와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중요한 '활동'이라는 인식이 공유됐다.

'공익활동가 건강실태 및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가 2일 서울 망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2025 공익활동가 주간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행사 중 하나로, 공익활동가들의 건강권 문제와 구체적인 실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사장 박래군, 아래 동행)이 주최하고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이 후원한 이날 토론회는, 동행과 협력기관(녹색병원, 뜻밖의상담소)이 진행해 온 지원 사업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구체적으로 ▲긴급 의료비 지원 사업 데이터 분석 ▲정밀 종합검진 지원 사업 결과 분석 ▲마음 건강 지원 사업 5개년 성과와 과제 등 세 가지 발표를 통해 활동가들이 처한 건강 문제의 현실을 깊이 있게 살폈다.

진단: 제때 치료받지 못해 병을 키우는 활동가들

홍다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매니저는 "모두의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인권을 지키려는 사람의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활동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이들이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홍 매니저는 국제앰네스티가 청년 활동가들을 인터뷰한 사례를 소개했다. 참여자들은 '내가 멈추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불안해했고,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아 힘들었던 경험을 토로했다. 한 활동가는 "먹고 자고 씻는 건강한 일상이 무너졌다"고 괴로워했으며, 다른 활동가는 현실의 벽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홍 매니저는 이처럼 활동 중에 얻은 상처를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누적돼 번아웃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IE003490870_STD.jpg

활동 때문에 병을 키운 사례들도 보고됐다.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예방의학 전문의)은 동행의 '긴급의료비 지원사업' 신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예방 가능한 건강 악화 사례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치과 질환이 대표적이었다. 김 위원은 "간단한 충치 치료 시기를 놓쳐 임플란트 시술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디스크나 관절염 같은 근골격계 질환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 관리했다면 호전됐을 문제들이 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화되는 경우가 잦았다. 예방 가능한 건강 문제가 제때 관리되지 않아 병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