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편이 많지도 않고, (선착장까지) 가기도 불편하고, 빠른 것도 아니고. 이건 실패작이죠. 당연한 거 아니에요? (직장 동료들) 주변에서도 다 얘기해요. 지하철 타고 가지 느린 거 저거 누가 타고 가냐고. 오세훈이 뻘짓한 거라고 다 그러지." - 조아무개(43·남성·마곡 일반산업단지 직장인)
3시간 43분. 한강버스를 타고 서울 잠실에서 마곡까지 출근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선착장이 도심에서 멀고 배의 운항 속도도 느린 탓에 같은 구간을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보다 3배나 느렸다. 이날 <오마이뉴스>와 함께 한강버스를 탑승한 승객들은 물론, 선착장 인근 주거·업무지구를 오가는 직장인들 역시 입을 모아 "한강버스는 교통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가 양 기점인 잠실과 마곡 선착장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7분이다. 내달부터 추가될 급행 노선으로도 82분이 걸린다. 이를 두고 출퇴근 시간 교통혼잡도 완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치고는 느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마저도 순수 승선 시간만 계산한 것으로, 도심에서 한강변 선착장을 오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잇따랐다.
한강버스의 정식 출항이 시작된 18일, <오마이뉴스>는 '도어 투 도어'로 출근한다고 가정하고 직접 잠실~마곡 구간의 한강버스를 타고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계산해 봤다. 출발점은 대형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잠실2동 주민센터, 도착점은 마곡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업무단지인 마곡 일반산업단지를 기준으로 잡았다. 아래는 실제 탑승한 노선이다.
잠실2동 주민센터(출발) -> 3317번 시내버스 -> 한강버스 잠실선착장 -> 한강버스 마곡선착장 -> 6611번 시내버스 -> 마곡일반산업단지(또착)
223분 vs 73분, 지하철보다 3배 느려..."정차도 길고, 탑승 인원도 적어 불편"출발점인 잠실2동 주민센터에서 잠실선착장에 도착하는 데만 12분이 걸렸다. 이마저도 도보로는 17분 걸리지만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한 탓에 5분 단축된 시간이다. 서울시는 선착장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잠실·압구정·마곡 선착장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배차 간격이 15분~30분으로 길고 운영 시간대가 한정돼 있다.
10시 22분경 도착한 잠실선착장은 첫 운항을 앞두고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내부는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시민들과 유튜버들로 북적였고, 승객이 몰린 탓에 선착장 관계자가 번호표를 배부하고 승객들의 줄을 정리하기도 했다. 승선은 10시 40분에 시작해, 예정보다 2분가량 늦은 11시 2분에 첫 배가 출항했다. 승선 정원인 190명(장애인 4석 제외)을 꽉 채웠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