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생활 인권침해 문제와 구체적 규제의 필요성국내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소속 아이돌/연습생들은 합숙생활을 통해 데뷔 준비를 할뿐만 아니라 데뷔 이후의 활동을 이어나간다.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는 케이팝 아이돌의 특징은 집단군무가 보여주는 스펙타클과 멤버들 간의 친밀감이 특히 큰 인기 요인이다. 따라서 여러 명의 구성원이 합을 맞춰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자해야 한다.
멤버들이 함께 연습을 해야 하고, 최근 국내 지원자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아이돌이 되기 위해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면서 합숙생활은 필수사항이 되었다. 큰 화제를 모았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합숙생활이 등장하면서, 대중 역시 합숙생활은 아이돌 데뷔를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인식하게 되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합숙생활은 여러 요소들이 생략된 채 방송된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방송사 관계자가 관리하는 합숙생활이기 때문에 기획사가 운영하는 합숙생활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획사에 소속된 아이돌/연습생들은 함께 생활한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 조항이 합의되지 않은채 시작되고, 당사자들은 장소가 제공된다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안하기 어렵게 되면서 '관리'라는 명목하에 '감시'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진다는 문제를 지닌다.
최근 많은 아이돌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획사의 아이돌 육성방식 문제를 폭로하는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고 있다. 지난 9월, 아이돌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걸그룹 멤버들은 기획사의 합숙생활 운영을 논하였는데, 데뷔 초 합숙소에 CCTV가 집앞에도, 주방에도 있었던 사례, 휴대폰 사용금지로 인해 이메일로 소통을 하거나 공용 패드를 사용했으며, 다이어트 관리 명목으로 숙소에 아무도 없을 때 매니저가 들어와 몰래 먹는 음식을 적발하기 위해 숙소를 뒤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이돌이 연습생 시절과 데뷔 활동 당시 경험했던 어려움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는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한 이후에나 주어진다. 과거 많은 방송 토크쇼에서도 기획사의 과도한 관리와 생계가 보장되지 않아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성공을 위해 거쳐야만 하는 준비단계로만 결론지어지곤 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합숙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돌/연습생들이 미성년자인 10대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학교 기숙사처럼 공식적으로 합의된 규범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획사 소속 매니저가 미성년자를 관리하게 되는데, 관리자의 역할에 대해 어떤 사전 합의나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다.
문제는, 아이돌/연습생들의 경우, 부모나 또래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지고, 무대를 위한 연습시간이 늘어나면서 기획사 관계자들과만 소통하게 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기획사에 요구하기 어렵고 가족이나 또래 친구들에게 상의할 수도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전속계약이 부과하는 과도한 의무와 최저생계 보장 필요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