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의 한 길거리에서 만난 주부 김아무개(52)씨는 "물이 소중하다고 하지만 이번 처럼 귀한 줄은 몰랐다. 앞으로 물을 금보다 귀하다고 여기며 아껴쓰려 한다고 말했다. 물 부족으로 재난사태 선포 후 강릉 시민들은 제한급수와 단수조치를 겪고 있다.
지난 주말과 어제 내린 비로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9월 12일 11.6%에서 26.35%로 회복됐다. 제한급수 이후 처음으로 오른 수치지만, 여전히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8월 20일, 절약의 시작강릉의 핵심 상수원,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지면서 제한급수가 시행됐다. 수돗꼭지를 틀어도 물이 절반만 흘러나오는 생경한 풍경이 시민들을 당황하게 했다.
강릉 노암동에사는 조용익(71)씨는 "설마 강릉이 제한급수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살기좋은 도시로만 여겼는데 이런일을 당하다니, 정말 막막했다"라며 근본적인 물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8월 30일, '재난사태' 선포10일 만에 상황이 악화되며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자, 강릉시는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제2단계 제한급수로 수돗물 공급은 75%로 줄고, 농업용수는 전면 차단됐다.
전국 소방동원령 발령으로 70여 대 소방차가 긴급 급수 지원에 투입됐다. 군부대 차량과 함정, 해경까지 동원된 물 공수 작전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강릉시 홍제동에 거주하는 김시곤(56)씨는 "이런 일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군차량과 소방차, 헬기까지 동원되는 등 강릉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픔이었다"라고 말했다.
농업용수 중단제2단계 제한급수는 농민들에게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이미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제한급수 조치로 물 공급이 더 어려워지면서 농민들의 고통과 불안이 더욱 커졌다.
안현동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익어가던 벼가 물을 못 받아 결국 타 죽을 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정면에서 파농사를 짓는 김씨도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재난은 처음 보는 일"이라며 "이제는 농사도 하늘과 동업하는 일이라는 철칙조차 무너지는 것 같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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