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서 죽음으로 도망치는 것 같아 떠나지 못한다."
이스라엘이 기어이 가자시티 점령 지상 작전을 개시하던 날, 가자시티 주민 움 모하메드는 가자시티를 떠나지 못했다. 이스라엘 탱크가 가자 시티 거리에 진입하고, 아파치 헬기가 상공을 맴돌며 사격을 가하는데도 가자시티에 남았다. 가자지구 그 어디에도 안전한 곳, 총격이나 죽음이 없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선택지는 없다. 피난을 떠나는 길에 죽거나, 남아서 죽거나, 굶어서 죽거나. 죽음의 순서를 기다릴 뿐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2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통제하는 데 완벽히 실패했다. 6만 4천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살해당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을 비롯해 서방국들은 이스라엘에 면책권을 부여하며, 무기 지원 등을 통해 이스라엘 전쟁범죄에 공모해 왔다.
이들의 지지 아래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는 더 노골적이고, 잔혹하게, 가속화되었다. 가자지구가 불타고,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병원이 폭격당하고, 언론인, 구호대원, 의료인들이 표적 살해당하는 상황에서도,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을 타겟으로 한 총성에 1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해당해도 '하마스 궤멸'이라는 명분 앞에 모든 것이 용인되었다. 지난 700여 일 동안 우리는 인간성이 완전히 말살된 세계를 목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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